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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창업, 상권을 보라] 커피계 혁신 이끄는 '블루보틀'

정성휘 홍두당 대표

핸드드립 커피 '최대 15분' 추출

고객과 소통하며 匠人의 맛 살려





소문만 무성하던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이 성수동에 한국 첫 매장을 낸다고 한다. 블루보틀을 손꼽아 기다리던 이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블루보틀 마시러 일본 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블루보틀 사랑은 각별하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최고경영자(CEO)도 “어느 매장이건 한국인 손님이 압도적으로 많다. 블루보틀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한국인이 미국 다음”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블루보틀은 지난 2002년 ‘커피광’이었던 클라리넷 연주자 제임스 프리먼이 상업적인 커피 사업과 잘못 볶은 원두에 실망해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직접 제공하겠다”며 친구의 차고를 빌려 시작했다. ‘커피계의 애플’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최상의 맛을 가진 커피 한 잔을 내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블루보틀 고객에게 기다림은 필수다. 숙련된 바리스타가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한 잔당 최대 15분 정도가 걸린다. 바리스타에 따라 미세한 맛의 차이도 있다. 커피머신을 사용해 빠른 시간 내 동일한 맛을 뽑아내는 일반적인 커피전문점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느림의 미학’으로 요약되는 블루보틀의 혁신은 창업주의 장인정신과 완벽주의가 반영된 결과다.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지 않는 대신 소규모 매장의 완성도를 높여 커피의 품질과 맛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블루보틀은 어떻게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한 한국에서 강력한 팬덤을 만들 수 있었을까? 답은 블루보틀이 커피전문점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은 커피를 기다리는 고객과 바리스타의 소통이 단절되는 구조다. 블루보틀은 다르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동안 고객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대화를 나눈다. 여기에 흰색 바탕에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색감과 채광이 조화를 이루는 밝고 활기찬 매장 인테리어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테이블도 허리 높이보다 낮아 장애물 없이 편히 소통할 수 있다.



장인정신이 깃든 맛과 새로운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블루보틀만의 차별점은 커피전문점이 아닌 모든 외식 브랜드에 적용될 수 있다. 단순히 균일한 맛과 품질, 공격적인 매장 확대 정책만으로 특정 외식브랜드가 ‘대박’을 노리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대구근대골목단팥빵’ 역시 블루보틀과 같은 길을 걷고자 노력하고 있다. 매일 옛날 방식으로 빚은 반죽에 직접 끓여낸 팥소를 더해 빵 하나하나를 직접 빚어낸다. 추억의 단팥빵 맛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1920년 개화기 경성 도심의 살롱을 콘셉트로 인테리어를 연출해 새로운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외식업 성공 창업의 길은 명료하다. 음식이 장인이 빚어낸 ‘마스터피스’인 것처럼 외식업을 단순한 장사가 아닌 문화사업으로 생각하면 된다. 느리지만 천천히 성장해 가고 있는 블루보틀이 그러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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