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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투자 '부메랑'… 또 1조 적자 낸 쿠팡

작년 매출 4.4조 사상 최대에도

손실 이어지며 누적 적자 3兆

물류센터 확대에 비용도 눈덩이

김범석 대표 투자 방침 안 바꿔

업계 "사업 지속성에 의문" 지적

쿠팡이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넘어서며 이커머스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적자 규모 역시 1조원 이상을 넘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 4,227억원, 영업손실 1조 970억원을 냈다고 15일 공시했다.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를 투자받은 이래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해 온 쿠팡은 이로써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하게 됐다.

◇로켓 배송에 올인…5년간 누적 적자 3조원=쿠팡은 ‘로켓 배송’ 영토 확장에 모든 투자비를 쏟아 부었다. 쿠팡은 지난해 12개였던 전국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총 37만평, 축구장 167개 크기의 물류 인프라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는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핵심 시설이다. 쿠팡 로켓배송이 시작된 2014년 5만 8,000종에 불과했던 로켓배송 상품 품목 수는 지난해 500만종으로 늘어났다. 대형마트의 5만종과 비교하면 100배 더 많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덩치를 키운 만큼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 났다. 상품매입액은 3조 6,726억원으로 2017년(2조 1,768억원)에 비해 대폭 늘었다. 물류센터 등에 2만4,000명을 직간접 고용했다. 일반인이 자차를 이용해 배송할 수 있는 ‘쿠팡 플렉스’가 대표적으로, 이로써 인건비는 전년보다 3,000억원 이상 증가한 9,866억원에 달했다.

쿠팡은 애플, 아모레퍼시픽, 레고 등 인기 글로벌 브랜드와 직접 거래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쿠팡 관계자는 “작년에는 특히 가전 및 디지털 제품 판매 신장률이 두드러졌다”면서 “가전 및 디지털 제품군은 전년 대비 8배 늘어난 약 38만 종으로 성장했고 매출도 2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계획된 적자로 한국 1위 가능할까=쿠팡은 ‘계획된 적자’를 펼치는 중이다. 볼륨을 키워 결국 세계 4위에 달하는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을 손아귀에 넣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1조 적자’가 업계에 던지는 파문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로켓 배송을 위한 물류센터에 그 정도 돈을 쏟아부을 거라면 차라리 물류 회사를 인수하는 게 차라리 더 낫지 않았을까”라며 “사업의 지속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는 수치”라고 꼬집었다.



쿠팡의 뒤에는 손정의 회장이 자리한다.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를 통해 20억 달러를 투자한 손 회장은 계속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김범석 대표를 믿는 모습이다. 손 회장은 “김범석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심지어 쿠팡의 안팎에선 추가 자금이 필요하면 손 회장이 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공룡도 뛰어든 이커머스 전쟁=한국 온라인쇼핑 시장 1위가 목표지만 유통 공룡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쿠팡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거래액 기준(약 8조원)으로, 작년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111조9,839억원)의 약 7%다. 지마켓, 옥션 등을 운영 중인 1위 이베이코리아(약 16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약 43%(2017년)를 차지하는 아마존과 시장 지배력에서 큰 차이가 난다. 더욱이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오프라인 유통시장 강자들은 온라인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롯데는 내년까지 3조원을 투자한 한편 신세계는 해외 투자자로부터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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