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로야’는 99%는 모두 저의 자전적인 얘기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는 아팠던 과거와 화해하고 회복했습니다.”
15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다이앤 리(45·사진)는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필 동기에 대해 “‘로야’는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과 소통하고 근원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단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외 동포로는 역대 처음으로 이 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 세월 동안 상처받은 저 스스로를 치유하는 것보다 상처를 준 부모님을 이해하는 것에 온 힘을 썼다”면서도 “결국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나의 정체성이나 부모님, 가족과의 관계도 온전하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소설이 가족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넌지시 말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이앤 리는 20대 후반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이란계 남편과 결혼했다.
소설 제목 ‘로야’는 페르시아어로 ‘꿈’이라는 뜻이다. 소설 속 주인공의 딸 이름도 ‘로야’다. 소설 속 주인공은 폭력 가정에서 자라 성년이 된 이후 물리·정서적으로 부모와 거리를 두고 살아간다. 다이앤 리는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을 대면한다”며 “다시는 뒤돌아 보고 싶지 않았던 과거를 만나면서 ‘엄마는 피해자·아빠는 가해자’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인간 관계에 대해 성찰하고 마침내 치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들은 “한 문장도 건너뛸 수 없게 만드는 치밀한 문장과 심리적 현실을 재현하는 긴장감 있는 서사가 언어예술로서의 소설을 증명해 보이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첫 작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상금 5,000만 원은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8살 딸 아이의 학비에 보탤 계획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나무옆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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