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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최저가"…대형마트 한달만에 '1원전쟁'

‘국민가격’ 내세운 선봉 이마트에

롯데마트 ‘극한 도전’으로 맞불

값 비교해 하루 한번 최저가 변경

경기침체·온오프간 치열한 경쟁

유통규제로 출점제한 상황도 한몫

9년전 마트發 ‘10원 전쟁’ 데자뷔





# 2010년께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오전10시 파 한 단 1,240원, 11시반 1,230원, 오후3시 1,220원, 5시 1,210원. 당시 대형마트에서는 10원 단위로 가격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내려가는 일이 일상이었다. 손님으로 가장한 경쟁사 직원이 아예 상대 마트에 상주하면서 가격이 내려가면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했다. 가격이 하루에도 여러 번 계단식으로 내려가면서 유통 업계는 이를 ‘마트발(發) 10원 전쟁’으로 불렀다.

9년 전 ‘10원 전쟁’을 이마트가 ‘국민가격’을 내세우며 ‘100원 전쟁’으로 소환한 데 이어 이제는 롯데마트가 매일 최저가로 조정하는 초유의 ‘1원 전쟁’을 선포했다. 롯데마트는 17일 오프라인 강자 이마트와 온라인 강자 쿠팡을 겨냥해 2주간 16개 품목에 한해 이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극한 도전’을 선포했다.

◇100원에서 이제 1원으로=이마트가 올해 연중 기치로 내건 국민가격은 건강음료·라면·택배 등 전방위에 걸쳐 ‘100원 전쟁’을 일으켰다. 온라인 쇼핑의 홍수 속에서 고객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가격을 파괴하는 수준까지 내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지난달부터 700원 라면, 500원 저렴한 과자, 9,900원짜리 노니주스 등 경쟁업체보다 100원 단위로 가격을 낮춘 할인정책이 이어졌다.

이로부터 한 달가량 지난 지금 롯데마트가 가격경쟁의 불을 다시 지폈다. 매일 오전9시 기준 상품들의 단위당 가격을 이마트·쿠팡과 비교해 하루 한번 최저가로 가격을 변경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팔도비빔면(5입) 3,530원, 비트 액체 진드기 세제(각 3ℓ·일반/드럼) 6,800원, 롯데푸드 라퀴진 베이컨(120g×2) 5,980원 등이다. 팔도비빔면의 경우 개당 706원으로 계산되는데 현재 마트 할인가격보다 30% 저렴하다.

◇불황에 가격이 소비 기준=대형마트가 가격경쟁에 나서는 것은 최근 불경기로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요소로 ‘가격’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때 열 명 중 한 명의 소비자가 ‘최저가’를 최우선으로 꼽았다면 현재는 불경기 등으로 열 명 중 서너 명이 이 기준으로 소비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올해 초 생활필수품의 가격을 내리는 프로젝트 ‘국민가격’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진행한 할인행사 ‘블랙이오’를 브랜드로 안착시키려고 시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홈플러스는 올해 창립 22주년을 맞이해 실시한 할인행사 ‘쇼핑하라 2019’를 당초보다 늘려 진행하기도 했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마트에서 산발적으로 벌이는 할인행사로는 고객이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출혈경쟁·역마진을 감수하면서라도 고객들이 대형마트의 가격경쟁력을 체험하고 이를 이미지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역마진 감수 가격경쟁 이유는 ‘잊혀지지 않기 위해’=롯데마트가 ‘극한 도전’ 대상으로 선정한 16개 품목은 모두 통상 판매가격보다 30% 저렴한 ‘역마진’으로 판매된다. 팔면 팔수록 손해만 난다. 하지만 롯데마트로서는 출혈경쟁을 해서라도 고객에게 ‘롯데마트=가격경쟁력’을 각인시키는 게 더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외부적으로는 경기침체·출점제한, 내부적으로는 온·오프라인 간 경계 없는 경쟁으로 대형마트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오프라인 고정비 부담이 없는 쿠팡·위메프·티몬 등 이커머스의 경우 최저가는 기본에다 배송 서비스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며 고객들의 일상을 무섭게 파고들고 있다. /김보리·변수연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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