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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CFO "한국조선해양, 설계 강자로 키우겠다"

조영철 현대重 CFO 애널간담

"연구전문 엔지니어링사 목표로

고부가 선박파는 기업 만들 것"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탄생하는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가칭)’을 글로벌 종합 엔지니어링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구개발(R&D)을 한국조선해양에 맡겨 기능을 대폭 강화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강자인 테크닙FMC·플루어·벡텔 같은 설계 분야 강자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테크닙FMC는 프랑스의 테크닙과 미국의 FMC가 합병한 회사이며 플루어와 벡텔은 미국 기업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을 등 수주할 때마다 설계 능력이 부족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에 설계를 맡기거나 컨소시엄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19일 조선·해양 업계에 따르면 조영철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조선·해양 사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개발 회사를 보유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한국조선해양을 연구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선박과 기술을 파는 회사로 변신해야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조선 시장에선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인도 등 국가들까지 배를 직접 건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는 북극 개발 사업인 야말프로젝트에서 해외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면서도 자국 즈베즈다 조선소와 기술 파트너를 맺는 형식으로 건조를 맡기고 있다. 한국이 격차를 유지하려면 R&D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의 생각이다.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는 엔지니어링 기술 향상이 더욱 중요하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삼성중공업 등은 해양플랜트 사업 입찰에 참여할 때 테크닙FMC나 벡텔·사이펨 같은 선진 설계 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시설의 아랫부분인 헐사이드를 만들 능력은 되지만 고도로 복잡한 톱사이드(상부구조)를 설계할 기술이 부족해서다. 아예 발주처에서 설계 회사를 지정해주기도 한다.



2010년대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으며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격히 늘자 한국 조선소들은 설계까지 주도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따냈다. 결과는 처참했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수십조원의 적자를 내며 구조조정에 직면했고 해양플랜트 분야는 ‘개점 휴업’ 상태가 됐다. 조선업 불황 또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설계 기술이 부족하니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부분은 선진 업체들이 차지하고 한국 조선소들은 싱가포르 등과 인건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조선중간지주사를 ‘한국의 테크닙FMC’로 만들어 R&D를 강화한다는 구상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는 2021년 판교에 글로벌R&D센터(GRC) 문을 열고 그룹의 R&D 역량을 집결시킬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연구원들도 한국조선해양에 소속돼 판교 GRC에서 일하게 된다. 반면 대우조선은 마곡에 R&D센터를 지으려고 했지만 구조조정 여파로 부지를 매각하고 시흥 배곧신도시에 연구 시설을 지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와의 협력 등 장점도 있지만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해 현대중공업에 우수 인력을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R&D 기능이 통합돼 이 같은 단점을 해소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각각 R&D를 하면서 중복 비용이 발생하고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한솥밥을 먹게 되면 다른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R&D 부문에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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