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세먼지 등 국민 안전과 민생경제 지원을 위해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한 가운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이 연내 차질없이 집행될 경우 미세먼지는 올해 7,000톤을 추가 감축하고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하루 빨리 걷어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먼저 추경 편성의 계기가 된 미세먼지와 관련해 “가계의 소비활동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생산활동에 지장을 주는 등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세먼지 저감 등 국민안전 투자를 최우선으로 해 2조2,000억원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사업장 대상 미세먼지 방지시설 설치 지원 대상 기업을 기존 본예산 기준 182개에서 2,000개로 늘리고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은 15만대에서 40만대로, 건설기계 엔진교체도 1,500대에서 1만500대로 대폭 늘린다.
홍 부총리는 “올해 저감 계획량 1만톤에 7,000만톤을 추가 감축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올해 (예상한) 당초 미세먼지 배출량이 28만4,000톤이었는데 이번 추경을 하게 되면 27만7,000톤으로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제적 경기 대응과 민생경제 지원을 위해서는 총 4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할 때 예상한 것보다 더 어려워지고 하방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며 “선제적이고 보다 과감한 경기대응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추경의 필요성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총 0.1%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추경안이 5월에 통과될 것을 전제로 하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11조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된 지난 2017년에는 성장률 제고 효과가 0.1~0.2%포인트, 3조8,000억원 추경이 집행된 2018년에는 0.06%포인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홍 부총리는 추경 규모가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것보다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IMF는 지난달 한국 경제에 대해 “투자와 세계 교역 감소로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며 올해 2.6%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GDP 0.5%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 GDP의 0.5%는 약 9조원 수준이다.
홍 부총리는 “지방자치단체 교부금과 교육청 교육교부금 10조5,000억원이 4월 초 이미 교부됐다. 이 재원을 추경에 포함했다면 (추경에) 합쳐져야 하는 규모”라며 “추경과 관계 없이 10조5,000억원이 지자체에 사업 용도 없이 내려갔기 때문에 이 재원이 추경 재원으로 활용돼서 경제 사업에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은 규모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IMF의 권고에 대해 “한국 경제를 콕 짚은 것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재정 보강 권고할 때 GDP 0.5% 수준을 권고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는 25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관계부처 추경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국회 심의와 사업집행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추경예산은 언제나 집행의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다”며 “추경안이 빠른 시간 내 국회에서 통과되어 그 혜택이 국민에게, 국가 경제에, 그리고 각 기업에 신속하고도 고루 전달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