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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금융가
"핀테크 100대 기업에 韓 2곳뿐...혁신하되 리스크엔 선제대응"

■[서경 금융전략포럼]윤석헌 금감원장 기조연설

24일 오전 본지 주최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금융과 기술을 융합한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업체들을 중심으로 금융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금융 시스템 리스크 방지와 소비자 보호라는 큰 틀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금융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는 방향에 공감합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외국계 금융사들이 한국 금융시장의 문제점으로 과도한 규제를 꼽는다는 것을 감독당국도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감독당국과 업계가 활발한 소통을 통해 금융 산업 발전과 규제 사이의 간극을 줄여나가자”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금융시장 최대 문제점으로

외국계기업 64%가 ‘규제’ 꼽아

소비자보호 원칙하에 완화해야



윤 원장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금감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관련해 설문 결과를 직접 인용하면서 청중의 주목을 받았다. 감독당국 수장으로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솔직한 화법으로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014년 외국계 금융사를 상대로 진행한 한국 금융의 문제점 설문조사를 보면 ‘과도한 규제와 개입이 문제’라고 답한 비중이 64%에 달한다”며 “금융 산업의 복잡하고 과도한 규제가 혁신 서비스 출현에 장벽이 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금융 시스템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감독당국의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며 현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윤 원장은 “금융 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방향성에 공감하더라도 규제를 없앨 때 생기는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며 “금감원은 금융 시스템 안정이라는 큰 틀에서 개별 규제들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업계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핀테크 발전 등을 위해 국내서도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시장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금융 업계도 소비자 보호나 금융혁신 부문에서 지금보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2017년 한국금융사업노조의 설문조사를 인용하며 “은행들이 고객 이익이 아닌 핵심성과지표(KPI)를 고려해 상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무려 8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면서 “금융사들의 소비자 보호는 여전히 취약한 게 국내 금융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윤 원장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수를 나라별로 보면 미국 18개, 영국 12개, 중국 11개 등으로 주요국의 핀테크 산업 혁신 속도는 해마다 빨라지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100대 핀테크 기업에 속한 기업이 단 2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핀테크 산업의 발전 정도를 보여주는 ‘핀테크 도입지수’도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32%로 전체 평균(33%)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이 69%로 가장 높고 인도(52%), 영국(42%), 브라질(40%), 호주(37%), 스페인(37%), 멕시코(36%), 독일(35%) 등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다.



은행 단기성과에 치중해선 안돼

혁신위해 생산적금융 강화 필요

금융사 저인망식 종합검사 없을것

윤 원장은 혁신을 추구하되 위험에 대응한다는 감독 방향도 내놓았다. 안정·포용·공정·혁신을 4대 축으로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에도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 대비 5.8% 수준을 목표로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가계의 자산·부채 조정을 통해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의 부담 때문에 소비가 억제되고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성장에도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을 하루아침에 내놓을 수는 없겠지만 금융이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최근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종합검사에 대해서도 “저인망식 검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리한 진행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금융혁신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합검사는 이런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서라도 존재해야 한다”며 “시작부터 100점을 받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업계와 꾸준히 소통하며 종합검사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규제 개선과 함께 시장의 자발적 참여도 강조했다. 윤 원장은 또 “시장 규율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당국 혼자 해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각 금융사의 협조도 필요하다”며 “현재 시장 규율에 익숙하지 않아 감독 비율이 커 보이지만 앞으로는 시장 스스로 규율하는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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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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