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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S]참여기업 절반 매출 10억미만, 학생들 눈높이 못 맞춰…헛도는 현장실습

[무너지는 산학협력] <중>헛도는 현장실습-왜 이렇게 됐나

  • 박진용 기자
  • 2019-05-13 17:39:24
  • 사회일반


[탐사S]참여기업 절반 매출 10억미만, 학생들 눈높이 못 맞춰…헛도는 현장실습

현장실습이 이처럼 헛바퀴를 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 지자체, 좋은 기업 발굴에 무관심=먼저 양질의 기업 발굴에 정부와 대학 모두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교육부 링크플러스를 비롯해 대다수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사업은 대학에서 기업과 학생을 매칭하면 지원금을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현장실습 업체를 발굴할 책임을 대학에 묻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기업체 발굴 등을 책임질 현장실습 전담인력을 가진 경우가 드물다. 경상대 산학협력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현장실습 전담인력은 평균 1.6명 수준이다. 사실상 정부의 사업비 집행 전반을 관리하는 행정직원 한두 명 정도만 둔 셈이다. 서울의 한 대학 현장실습센터장은 “부처별 사업에서 산학협력 전담인력을 채용할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는 이상 대다수 대학은 전문인력을 채용하지 않는다”며 “사업평가 역시 매칭 자체가 중요하지 양질의 기업을 보냈는지는 평가 요소가 아니라 아무래도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시의 대학·강소기업 연계형 뉴딜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H대에서 제시한 76개 기업 리스트를 확인해본 결과 절반 이상인 41개 기업은 3년 평균 매출액이 10억원에도 못 미쳤다. 또 다른 참여 대학 역시 대학 소속 병원을 제외한 61개 업체의 평균 직원 수가 60명 안팎에 불과했다. 애당초 학생들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고 학생들을 교육할 여력도 안 되는 영세업체들이 절대다수다 보니 현장실습 자체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최종 채용까지 이어지는 것은 극소수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대학은 ‘정부사업 일단 따고 보자’

외부 평가용 ‘실적 채우기’에 급급

정부·지자체도 좋은기업 발굴 소홀

참여기업 교육·채용 여력 안되고

최저임금인상에 그나마도 등 돌려



◇‘정부 사업 일단 따고 보자’ 행태도 문제=적지 않은 대학들이 정부 지원사업이라면 가리지 않고 무작정 따내려는 행태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장실습 실적이 지난 2011년부터 정보공시 대상으로 분리됐고 언론사 등 외부기관의 대학평가 시 주요 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들의 입장도 달라졌다. 그 결과 2011년에 10만 명 미만이던 현장실습 이수자 수가 2016년부터 15만명을 넘어서는 등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대학 측은 내실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링크플러스 사업은 일반대 75개교, 전문대 59개교를, 고용부 IPP 일학습병행제 사업과 서울시에서는 현재까지 각각 40개 대학, 27개교를 지원하다 보니 중복 선정되는 곳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부처별로 운영하는 현장실습의 지원금 규정 등은 제각각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운영하다 보니 구조적으로 실습 업체를 확보하기 위해 대학은 ‘을’이 될 수밖에 없고 학생들에게는 서로 다른 임금 규정 등으로 혼란만 일으키는 것이다. 일례로 강원대·대구대 등은 교육부 링크 사업, 고용노동부 IPP 일학습병행제 사업, 중소벤처기업부 산업인턴지원 사업을 모두 따내 운영해왔다. 강원대의 경우 현장실습생의 절대다수가 참여하는 링크사업은 학생들에게 월 60만원을 지원한 반면 IPP 사업과 산업인턴지원 사업은 최저임금 수준의 대우를 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대는 지역 내 기업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데도 무리하게 정부 사업을 수주하면서 학생들의 불만만 키우는 실정이다.

이종호 경상대 산학협력정책연구소장은 “같은 실습기관에 서로 다른 부처 사업의 지원으로 학생들이 참여할 경우 학생과 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가 달라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존 참여기업도 등 돌려=최근 들어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그나마 협력 관계를 맺어온 기업마저 등을 돌리는 실정이다. 이에 현장실습생 파견 시 최저임금에 준하는 대우를 원칙으로 삼는 등 상대적으로 모범적인 운영을 해온 대학마저 곤란을 겪고 있다. 고용부 IPP 사업 역시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가 원칙이라 2년 사이 기업의 부담이 많이 늘었다. 서울의 한 대학 IPP센터 팀장은 “이 사업은 정부에서 40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금액은 기업들이 부담하는 구조인데 2년 사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기업의 부담이 95만원에서 135만원으로 늘었다”며 “그 결과 어렵게 발굴한 업체가 2~3년간 30% 정도나 떨어져 나갔는데 새로운 기업 발굴은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관계자는 “학교 전체적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대우를 원칙으로 내세우다 보니 평소 실습생을 보냈던 기업의 약 30~40%가 계약을 해지했을 정도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크다”고 말했다.

[탐사S]참여기업 절반 매출 10억미만, 학생들 눈높이 못 맞춰…헛도는 현장실습

일학습병행제는 지난 2013년부터 운영돼온 대표적인 청년일자리 지원사업이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기업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해 자체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한 뒤 직장 선배들로 구성된 현장교사를 통해 훈련(실무·이론교육)을 제공한다. 정부는 훈련비·인건비 등을 제공해 기업의 맞춤형 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당초에는 회사 재직자 위주로 운영했지만 2015년부터 대학 재학생 위주의 모델로 확장했다. 졸업 전에 기업과 학생이 4대 보험 가입 등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학교와 기업에서 현장맞춤형 훈련을 받고 정직원으로 입사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산학일체형 도제학교(특성화고교), 전문대 일학습병행제, IPP(대학),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 등으로 구분, 운영되고 있다.

IPP형 일학습병행제는 ‘IPP(장기현장실습)’와 ‘일학습병행제’ 두 가지로 구성됐다. 한국기술교육대가 2012년부터 운영하던 ‘기업연계형 IPP’를 4년제 대학으로 확장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IPP는 대학교 교과과정을 대신해 산업체 현장에서 장기간(4~10개월) 근무하고 학점을 따는 제도로 단기 현장실습, 실무와 동떨어진 기업 인턴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래 취지는 학생이 장기 현장실습을 먼저 경험한 후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취업하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연계 실적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한편 4년제 대학에서는 취업을 전제로 4학년에 진학 예정인 학생과 구인기업 간 매칭이 쉽지 않다는 ‘현실론’에 입각해 예산 규모에 맞춰 전혀 다른 성격의 IPP를 무리하게 추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을 지낸 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제도를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4년제 대학 단계 일학습병행제를 2017년까지 60개교(약 1만명)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40개교만 지정된 상황이다. /탐사기획팀=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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