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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정말 효과 있을까? (feat. 블루라이트에 관한 모든 것)

'시력 저하' 우려로 인기끄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전문가 "큰 시력 저하는 없어...수면방해가 더 문제"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판매하는 안경점의 입간판(왼쪽)과 시력 손상의 위험이 있다고 알려진 블루라이트의 모습. /박원희인턴기자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우리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디지털 기기들입니다.

하지만 매일 같이 사용하다 보면 눈이 따끔거리기도 하고 시리기도 하는데요. 세간에서는 블루라이트가 시력을 손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요즘 사람들은 블루라이트를 차단해준다는 안경을 쓰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안경,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요?



블루라이트란 우리 눈에 보이는 빛, 즉 가시광선 중 380 ~ 500나노미터(nm)의 짧은 파장을 가진 빛을 말합니다. 우리 눈에 푸르게 보여 블루라이트로 불리고 있습니다. 가시광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순서로 나뉘는데 빨강에서 보라로 갈수록 파장이 짧아지고 에너지의 크기는 커집니다. 블루라이트는 파장이 짧은 축에 속하는, 에너지가 큰 빛이기에 우리 시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습니다.



블루라이트가 눈에 좋지 않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지난 2014년 일본의 어느 대학 연구진은 쥐의 광수용체 세포가 블루라이트에 의해 손상을 입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엔 미국 톨레도 대학 연구진이 블루라이트가 인간 광수용체 세포에 독성 물질을 발생시킨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시력 보호를 위해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많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도 그 중 하나입니다.

빛과 프리즘 사이에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두었을 때(왼쪽)와 두지 않았을 때의 모습. 별 차이가 없다. /박원희인턴기자


여기서 궁금증.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은 정말 블루라이트를 차단할까요? 간단한 실험을 해봤습니다. 빛은 프리즘을 통과하면 빨 주 노 초 파 남 보로 나눠집니다. 이를 이용해 광원 앞에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뒀을 때와 두지 않았을 때 푸른 빛에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아무 것도 두지 않았을 때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빨 주 노 초 무지개 색깔이 보입니다. 청색광은 가장 오른쪽에 있습니다. 이제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놓아 봤습니다. 육안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이 기대했던 만큼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진 못한 것 같습니다.





블루라이트의 위험성 자체가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난 2017년 8월 미국안과협회가 내놓은 공식 입장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안과협회는 디지털 기기에서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눈에 손상을 가한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미국안과협회에 실린 기사 역시 톨레도대의 실험이 시력에 관한 블루라이트의 위험성을 증명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험이 실제 사람의 눈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닮지 않았다는 점, 실험에서 지적한 독성 물질은 망막 세포가 가진 단백질로 막을 수 있다는 점, 실험에서 쓰인 세포가 실생활에선 블루라이트에 노출되지 않을 거라는 점 등이 근거입니다.

조현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블루라이트) 그 자체가 너무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좀 그렇고요. 사실 우리가 스마트폰이라던가 컴퓨터를 워낙 많이 쓰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노출 시간 자체가 예전에 비해선 월등하게 많아졌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생긴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김환 컬러테크연구소 소장은 “‘블루라이트와 같은 푸른색의 파장이 망막에 닿는다고 해서 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한다면 우리 눈은 푸른 하늘을 보는 순간 멀어야 하는 거예요. 조금이라도 유해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너무 침소봉대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결론적으로 시력에 관한 블루라이트의 위험성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블루라이트가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합니다. 멜라토닌이란 우리의 수면을 유도하는 생체 호르몬입니다. 따라서 해가 진 저녁에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숙면을 방해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잠들기 2~3시간 전 전자기기를 보지 말라고 권유합니다. 시력에 미치는 영향보다 수면 장애로 인한 생체 시계의 교란을 더 우려하는 것입니다.



현대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블루라이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과 다르게 시력 저하의 위험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자기 전엔 잠시 전자기기를 내려놓는 게 어떨까요?
/박원희인턴기자 이종호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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