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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에세이] '어깨 힘줄 파열'에 대한 오해

김형건 인천힘찬병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어깨가 많이 아프지도 않은데 어깨 힘줄이 파열됐다고요?”

어깨 통증의 원인을 알아보려고 병원을 찾은 60대 L씨의 진단명은 어깨 힘줄 파열. 파열 크기가 커서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팔도 쓸 수 있고 별로 아프지도 않다”며 “수술을 꼭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자신이 느끼는 통증은 수술이 필요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L씨의 사례처럼 어깨 힘줄의 손상 정도가 심하니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에 말에 자신은 심한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며 갸우뚱하는 환자가 많다. 어깨 힘줄 파열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힘줄에 염증이 생기거나 퇴화로 인해 파열되는 상태를 말한다. 어깨 힘줄이 파열되면 엄청나게 아플 것 같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또한 어깨 힘줄이 서서히 끊어지면 팔을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을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어깨 힘줄이 갑자기 뚝 끊어지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어깨에 전해진 스트레스로 어깨 힘줄이 서서히 약해지면서 끊어지기 때문이다. 손상 과정이 천천히 진행되니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 갑작스럽게 뜨거운 물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온도와 미지근한 물에 들어가 뜨거운 물을 섞어 서서히 온도를 높였을 때 느끼는 체감 수온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신비한 우리 몸은 고장 난 부분을 작동시키기 위해 다른 부분이 더 힘을 내서 고장 난 부분을 채우는 보상작용을 일으킨다. 힘줄이 서서히 끊어지면 주변 다른 힘줄이 보상적으로 두툼해져 끊어진 힘줄을 대신한다. 다만 이 보상작용을 ‘증상이 나았다’고 착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일시적으로 다친 부분을 대신해 움직이게 되므로 다른 부위의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어깨 힘줄 파열을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 크기가 커지고 팔에 힘이 없어져 결국 다시 팔을 들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깨 힘줄 파열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 힘줄 파열은 오십견과 함께 가장 흔한 어깨 질환 중 하나다.

오십견은 관절이 굳는 질환이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져도 꾸준한 운동으로 관절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이와 달리 어깨 힘줄 파열은 통증을 참고 운동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된다. 반복적인 움직임이 오히려 힘줄 파열을 가속화할 수 있다. 오십견이라고 착각해 힘줄 파열을 더 키워 오는 환자가 많은 이유다. 또한 자연 치유가 가능한 오십견과 달리 어깨 힘줄 파열은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거나 파열을 방치해 남아 있는 힘줄이 오그라들면 봉합 수술이 불가능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어깨 힘줄 파열과 오십견의 차이는 팔을 들어 올리거나 팔의 근력 저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도와줘도 팔을 일정 수준 이상 들어 올리지 못한다. 반면 어깨 힘줄 파열은 강제로 팔을 들어 올리려고 하면 통증을 느끼면서 팔을 들어 올릴 수 있다. 또한 팔에 근력 저하가 나타나지 않는 오십견과 달리 어깨 힘줄 파열은 팔 힘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깨 힘줄이 물리적 충격이나 사고로 갑자기 끊어질 수도 있지만 외상으로 인해 끊어지는 경우는 열 명 중 한 명으로 드물다. 대부분은 퇴행성 질환으로 나타난다. 직업적으로 혹은 일상에서 어깨 움직임이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특별한 자극 없이도 노화로 인해 파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어깨 질환이 퇴행성 질환임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어깨 힘줄 파열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기 쉬우며 사람마다 통증에 반응하는 역치가 다름을 기억하자. 손상 정도와 통증이 비례하지 않으므로 섣부른 판단으로 병을 키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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