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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간다]외투처럼 입으니 50㎏ 장비도 거뜬…"軍작전능력 업그레이드"

■LIG넥스원, 웨어러블 로봇 '렉소' 신형 공개
시속 6㎞로 6시간 이상 보행도
작업 육체피로·부상위험 최소화
9년간 연구끝 하반기 상용화 예고
군용장비 정비차 등서 활용 기대
UAE 협력 논의 등 글로벌 러브콜

  • 민병권 기자
  • 2019-06-02 15:59:42
  • 바이오&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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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간다]외투처럼 입으니 50㎏ 장비도 거뜬…'軍작전능력 업그레이드'
LIG넥스원의 구미 생산기지에서 작업자들이 웨어러블 로봇인 ‘렉소’를 입고 무거운 함정용 포탑 부품을 들어 올려 조립하고 있다. /구미=오승현기자

지난달 31일 경북 구미 공단동 LIG넥스원의 주력 생산기지인 ‘구미하우스’ 신축 시설 내에서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개당 최대 수십㎏씩 나가는 해군 함정용 포탑의 부품들을 포탑 정비사들이 각각 혼자 소풍가방 들듯 가볍게 들어 옮기고 조립하고 있었다. 평범한 체격의 정비사들을 천하장사처럼 바꾼 것은 LIG넥스원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근력증강 착용 로봇(웨어러블 로봇) ‘렉소’였다.

렉소를 외투처럼 입으면 혼자서 50㎏ 이상 무게의 짐을 가뿐히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런 만큼 작업자의 육체 피로 및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군 작전 및 작업 능률을 높일 수 있다. 구미하우스 정비창에서처럼 무겁고 위험한 장비·화물을 다루는 육·해·공군 정비창에서 쓸 수 있다. 혹은 야전에서는 지뢰탐지기와 같은 무거운 장비를 들고 장시간 작업해야 하는 장병들이나 방패 등을 오랜 시간 들고 작전을 벌여야 하는 기동경찰대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IG넥스원이 구미의 로봇 연구·생산기지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경제신문의 단독 현장취재에서 신형 모델인 ‘렉소 2.5’ 버전도 이날 본지 카메라 앞에 첫선을 보였다. 2.5 버전에는 열 영상 카메라와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HMD) 등이 적용됐다. 그런 만큼 야간이나 어두운 곳에서도 작업·작전이 가능하다. 통신기능을 통해 작업자 간 정보교환을 통한 협업도 가능해졌다. 렉소는 최종 완성단계인 3.0 버전 개발 과정을 거친 뒤 하반기 중 상용화될 예정이다.

LIG넥스원이 렉소 개발을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10년이었다. 완전 무인로봇보다는 사람이 직접 입고 움직이는 웨어러블 로봇이 더 빨리 활성화될 수 있다고 봐 전략적으로 투자를 집중했다. 이후 9년여에 걸친 연구개발(R&D) 과정에서 전신형과 모듈형의 두 가지 타입으로 시제품이 나왔다. 전신형은 ‘발바닥-발목-무릎-허리-팔’을 포괄하는, 말 그대로 온몸에 밀착돼 해당 부위의 근력을 높여준다. 모듈형은 이 중 무릎이나 허리·팔 부위에만 착용할 수 있는 부분보조 형태다. 사용환경에 따라 전신형으로 입든지, 모듈형으로 필요 부위에만 착용할지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로봇이 간다]외투처럼 입으니 50㎏ 장비도 거뜬…'軍작전능력 업그레이드'
LIG넥스원 임직원 등이 자사 구미 생산기지에서 군용 웨어러블 로봇 ‘렉소’를 선보이고 있다. /구미=오승현기자

그간 국내외에서 민수용 웨어러블 로봇들이 개발돼 왔지만 속도가 느리거나 무거워 군용으로는 부적합한 경우가 대다수다. 렉소는 이런 한계를 상당히 극복했다. 버전 1.0 당시에는 총 중량이 45㎏에 이르렀지만 현재의 2.5 버전에서는 15㎏까지 경량화됐다. LIG넥스원은 향후 3.0 버전에서는 한층 더 가볍게 하기로 했다. 그중 모듈형 타입의 경우 3.5㎏ 수준까지 경량화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동속도도 순간 최대시속 10㎞중반대까지 낼 수 있다. 순항 시 시속 6㎞ 이상으로 걸을 수 있다. 순간 도약도 가능하다. 미국 등 선진국의 웨어러블 로봇 보행속도가 보통 시속 4~6㎞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세계 정상급 성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성능 덕분인지 아랍에미리트(UAE) 측이 최근 LIG넥스원을 방문해 사업협력 논의에 나서는 등 글로벌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군용로봇은 큰 힘을 내기 위해 유압펌프를 동력원으로 쓰는데 이것은 느리고 무겁다. 반면 렉소는 유압펌프를 주 동력원으로 쓰면서도 보조적인 부위에는 스프링이나 와이어과 같은 수동식 동력원을 사용했다. 덕분에 큰 힘을 내면서도 경량화와 빠른 속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유압만 사용하면 지속운용시간이 4~6시간이지만 수동 동력원을 혼용하면 가용시간이 훨씬 늘어나게 되는 효과도 덤으로 생기게 된다. LIG넥스원은 또 다른 동력원으로 전기모터를 혼용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어서 이용자가 사용처와 작업환경에 따라 맞춤형으로 고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가격경쟁력을 최대한 확보하고 해외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모듈형 제품의 경우 상지 지원형을 기준으로 대당 수백만원 선까지 출고가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신형도 상용화에 성공해 양산화되면 대당 가격이 수천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외산은 모듈형도 대당 1,000만원대 이상을 호가하므로 이와 비교하면 가격파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LIG넥스원은 자체개발 제품인 렉소와는 별도로 국책 프로젝트인 군용 웨어러블 시제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추진 중인데 고기동성 등을 겸비한 시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보다 10여년 이상 늦게 개발이 시작됐음에도 세계 정상급 수준의 실용성 있는 상용제품 개발을 목전에 둘 수 있었던 비결은 R&D 기획의 방향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한 데 있다. LIG넥스원의 한 관계자는 “로봇 개발 과정에서 수요처인 해군 등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적용할 기술과 품질의 수준을 조율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구미하우스의 골키퍼(함정 방어용 포탑) 창정비현장에서 직접 작업자들이 렉소 시제품들을 착용해 테스트해준 덕분에 실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LIG넥스원은 렉소 이외에도 신형 수중감시 로봇인 해검3를 6월부터 개발할 예정이다. 앞서 무인수상정인 ‘해검1’을 2017년 개발 완료했으며 2016년에는 소형 감시 로봇을 완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해 국방로봇 뿐 아니라 사회안전과 민수로봇 분야에서도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선도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구미=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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