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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_창업을_응원해] “기혼 여성의 커리어 지키기, 답은 유연한 근로환경”

■김미진 위커넥트 대표 인터뷰

일터서 멀어지는 기혼여성 삶에서 답 찾아

일가정 양립 가능한 기업 발굴해 연결

스스로 '과거와 다른 근무조건' 실험도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54명 취업 성공

이직·전직 위한 전문성 개발 프로그램도 선봬

김미진 위커넥트 대표/사진제공=위커넥트




대한민국의 기혼 여성(15~45세)은 900만명이다. 이들 가운데 결혼이나 출산, 육아, 가족돌봄 등이 이유가 돼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184만여명으로 전체 기혼여성의 20.4%에 달한다. 하지만 통계청에서 발표한 이 수치는 이른바 ‘경단녀’가 이 나라에 얼마나 많은지를 알려주는데 그칠 뿐 그들이 왜 일터에서 멀어지는지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숫자에 그친다.

이른바 ‘경단녀’로 불리는 이들에게 제2의 일터를 찾아주는 일을 자처하고 나선 김미진(33·사진) 위커넥트 대표는 2일 서울경제와 만나 “함께 일하던 동료나 선후배 여성들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이유가 궁금해서 ‘경단녀 채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당장 제가 마주한 문제는 아니지만 언젠가 다가올 문제이며 그렇기에 우리(여성)가 맞닥뜨린 경력단절의 위험을 스스로 해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특정한 이벤트가 발생해 이들이 커리어를 지키지 못한다고 보는 시각은 단편적이며 경력 단절 여성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육아가 힘들어서 퇴사하셨나요, 라고 물으면 답은 다르게 돌아옵니다. 기존 직장의 근로조건과 환경이 육아와 맞지 않아서 그랬다고 말이죠. 어떻게 주 40~52시간을 근무하는데 아이도 돌보고 가사와 육아까지 하겠습니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죠.”

그렇기에 김 대표는 업무 방식이나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 등이 기존 회사와 다른 곳들을 발굴해 경력이 끊어졌던 이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일에 힘을 쏟아 왔다. 주 25시간 근무 또는 총 3일의 근무일 가운데 1일은 자택에서 원격 회의를 진행하는 조건을 지닌 일터처럼 근로환경이 일·가정 양립에 열려있는 회사들이기에 구직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지난해 1월 위커넥트를 설립하고 3명의 멤버가 추가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도 이 같은 유연한 근로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썼다. 위커넥트 직원 중에서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성수동에는 하루 출근하고 이틀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원격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이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 스스로 유연한 일자리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돌아가는 근로 조건을 고수하는 것은 그 회사가 변화한 시대에 적응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예전과 달라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에 ‘괜찮다’는 답을 실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미진(오른쪽 첫번째) 위커넥트 대표가 위커넥트를 통해 새로운 커리어를 찾은 여성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위커넥트




위커넥트 메인화면/사진제공=위커넥트


과거와 다른 일터의 모습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 대표의 말처럼 위커넥트는 작고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효율과 성과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주요한 채용 루트로 발돋움하고 있다. 현재 이력서를 위커넥트에 제출한 여성 인재들은 800여명 수준. 실제 채용까지 이어진 성공 사례(파트너)는 54명으로 ‘경단녀’와 ‘유연한 근로조건의 일터’라는 지극히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내왔다. 커리어리스타트 워크북을 만들어 채용 시장에 뛰어든 구직자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 등이 특히 호응이 높다.

위커넥트는 올 여름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 대표가 ‘1단계’라고 칭했던 지난 1년간은 헤드헌팅 회사처럼 인사(HR)에 직접 뛰어들어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일을 주로 진행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본업 외에 새로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등 ‘커리어 플랫폼’의 역할까지 할 계획이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경우 현재 이직 및 전직을 고려하고 있거나 휴직 중인 여성이 자신에게 맞는 업무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직접 경험해가며 인식하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구직자의 선택지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일본에서는 최근 겸업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본업 외에 다양한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었다”고 지적한 김 대표는 “회사의 명함만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프로젝트를 직접 마주하고 해결하면서 커리어를 키워나가는 작업이 더욱 소중해진 것에 착안했다”며 신규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다시 내가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구직을 시도하면서 ‘안될 것 같다’고 지레 겁먹지 말라”며 “이력서를 작성하고 회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기에 절대 지원하는 것이 민폐라 생각하지 말고 저질렀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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