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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亞 최대 의료메카' 물거품에…서귀포 경제 울상

[헬스케어타운 허가 취소 후폭풍]

호재 믿고 선투자했던 아파트·상가 공실 넘쳐

숙박시설 공급 과잉으로 불법 숙박업도 횡행

허가 취소로 공사가 중단돼 방치되고 있는 제주헬스케어타운.




제주는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곳이다. 원래 바람이 많은 섬이지만 대형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한바탕 홍역을 겪은 데 이어 최근에는 영리병원 문제로 시끄러웠다. 제주헬스케어타운이 영리병원 논란을 겪으면서 허가가 취소됐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4일 찾은 서귀포 제주헬스케어타운은 황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병원으로 쓰일 예정이던 본관 앞에 차량 몇 대가 주차돼 있었지만 오가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부지 윗쪽에 위치한 리조트는 운영되고 있었으나 투숙객은 많지 않았다. 이마저도 허가 취소로 제대로 운영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 최대의 의료기관을 목표로 야심 차게 추진된 헬스케어타운이 건물을 거의 다 지은 상태에서 허가 취소되면서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자는 물론 직원들을 겨냥해 지어진 주택과 숙박시설들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비워둬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도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2016년 말 271가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1,295가구로 늘어난 데 이어 현재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홍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체 관계자는 “헬스케어타운을 겨냥해 2~3년 전부터 미리 투자한 경우가 많은데 아파트나 빌라·상가 모두 공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아파트 분양가를 10~20% 낮춰도 팔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동홍동 일대에 지어진 대형 상가들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관광객이 줄어 유동인구가 감소한 상황에서 헬스케어타운마저 무산되면서 겹악재를 맞았다. 신축 상가마다 ‘회사 보유분 특별분양’이라는 현수막이 내걸고 할인 분양에 나선 상태다.



2016년을 정점으로 관광객 수가 줄면서 숙박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2016년 1,585만명이던 제주 관광객은 지난해 1,431만명으로 150만명가량 감소했다. 반면 숙박시설은 같은 기간 4,076곳에서 5,180곳으로 늘었고 객실은 5만5,978실에서 7만1,790실로 증가했다. 공급 과잉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관광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5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할인 경쟁이 벌어진다. 제주시의 한 부동산 중개업체 관계자는 “개발 붐을 타고 분양형 호텔이 우후죽순격으로 지어졌지만 공급 과잉으로 투숙률이 50%도 안 되는 곳이 허다하다”면서 “공실로 남겨두느니 운영비라도 건지겠다는 심산으로 숙박비를 깎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자 신고하지 않고 아파트나 빌라를 관광객에게 빌려주는 불법 숙박업도 횡행한다. 지난해만 해도 101건이 적발됐으나 올해는 5월 초까지 벌써 110건이 적발됐다. /제주=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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