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33주 만에 하락을 끝내고 보합으로 전환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상승 폭이 확대된 데다 용산, 노원, 은평 등 강북 주요 자치구도 상승세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집값이 불안 조짐을 보이면 곧바로 준비해놓은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어서 서울 집값 변동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넷 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에서 보합(0.0%)으로 전환했다. 이는 작년 11월 첫 째 주(5일 기준) 보합 이후 하락을 지속하다가 33주 만에 다시 보합으로 전환한 것.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의 경우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 기준으로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정부 공식 통계인 감정원의 시세도 하락세를 벗어난 것은 처음이다.
보합세로 전환 한 데는 강남 매매가가 더 뛴 것이 우선 크다. 서초구는 지난주 보합세를 보인데 이어 이번주 0.03%로 상승 전환했고 강남구는 0.02%에서 0.03%로 3주 연속, 송파구는 0.01%에서 0.02%로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한보미도맨션, 개포동 개포 주공1단지,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리센츠, 파크리오 등 재건축 추진 단지와 기존 아파트들이 고루 강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강북 주요 자치구들이 상승 및 보합세로 전환했다. 용산구는 지난주 0.00%에서 이번 주 0.02%로, 광진구는 0.00%에서 0.03%로, 서대문구는 -0.02%에서 0.01%로 상승 전환했다. 노원구와 은평구도 모두 지난주 0.00%에서 이번 주 0.01%로 상승 흐름으로 바뀌었다. 종로구는 -0.02%에서 0.00%로, 도봉구는 -0.01%에서 0.00%로 보합 전환했다. 강남 온기가 강북으로 확산 되고 있다.
실제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5단지 전용 31㎡는 4월 3억 4,000만 원에서 이달 4억 5,500만 원까지 실거래되며 지난해 9월 최고가(5억 1,000만 원)에 다가가고 있다.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도 지난달 중순 6억 6,000만 원에 거래된 후 최근 6억 9,800만 원까지 거래된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최고가 7억 원에 바짝 다가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서울 내 공급이 부족하다는 시그널이 퍼지고 있고, 전고점 대비 아직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서울 집값이 다시 자극을 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 같은 서울 집값 상승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시장 과열 양상이 나타나면 그동안 준비한 정책들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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