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지진으로 무너질 뻔한 일본 경제를 뒷받침한 것 역시 니치톱 전략을 구사하는 일본의 강소기업이었다. 물론 대지진 이후 각국이 일본으로부터의 기계와 부품·소재 수입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펼쳤지만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 제품의 대체재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는 일본 기업들의 지원은 정부가 맡았다. 일본 정부는 2014년 ‘글로벌 니치톱 100(GNT 100)’ 정책을 발표하고 기업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일경상학회는 “한국의 중소기업 육성정책과 달리 일본의 글로벌 니치톱 100은 특정 분야를 선택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긴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강소기업 전략인 ‘월드클래스 300’ 정책은 선정기업의 분야가 제각각이고, 한번에 100개 기업을 선정한 일본과 달리 8년여에 걸쳐 300개 기업을 선정하고 지원하다 보니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일본만큼 지역 생산기반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게 일본을 따라 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시장이 크지 않더라도 필수적이며 자신의 장점이 발휘되고 유지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개척해나가는 것은 기술력이 어느 정도 있는 중소기업들에는 상당히 유효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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