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시 반등 가능성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질 않는다. 증권가에서는 이럴 때일 수록 안정적인 투자대상인 배당주를 탑픽으로 꼽고 있다.
코스피 이익추정치는 지난 해 말부터 6개월 넘게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올 초 145조원으로 예상됐던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현재 102조원으로 30%가량 감소했다. 이는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이 여전히 밝지 않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경기 지표로 악화로 인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배당주 수익률이 장기 채권 금리를 역전한 현상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2.4~2.5%로 전망된다. 반면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1.5%를 밑도는 수준이며 당분간은 금리 상승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배당을 주는 기업은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 채권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금리 하락은 배당주의 프리미엄을 발생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하반기 증시에 대응에 적합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배당주 투자에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업종 중에서도 영업이익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 긍정적이다. 코스피 실적은 배당과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이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 증가율이 하락하는 업종은 배당 쇼크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시장 평균 배당수익률(약 2.0%) 이상인 종목 중 이익이 증가세인 업종”을 추천했다. 예상되는 배당수익률이 높으면서도 배당의 재원이 줄지 않을 업종으로 건설, 철강, 자동차, 증권, 은행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해당 업종 내에서는 매해 높은 배당률을 보여주는 개별 종목인 쌍용양회(003410), BNK금융지주(138930), 신한지주(055550), 현대차(005380), 한온시스템(018880) 등을 꼽는다. 이들 모두 올해 2% 이상의 배당수익률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업종인 쌍용양회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수준인 6.3%로 예측되며 BNK금융지주 4.5%, 신한지주 3.9%, 현대차 2.9%, 한온시스템 2.8% 등도 채권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주에 대한 투자는 이미 글로벌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이미 배당수익률이 장기 국채 금리를 상회하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금리는 낮아지고, 배당수익률은 2%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도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은 2%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이익 또한 절대금액 측면에서 사상 최대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올해 분기별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주주 환원 정책을 중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과거에 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물론 향후에도 배당이 유지되거나 늘어날 종목을 선별한다면 국내 증시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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