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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박영선 “상생 핵심은 기술연결...大·中企 잇는 데이터센터 플랫폼 구축”

[상생 컨퍼런스] 중기부 장관 기조연설

스마트공장 데이터 분석비용 막대

중소기업·스타트업은 감당 못해

정부, 투자·정책적 지원 등 필요

'자발적 상생기업 제도' 도입도

18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상생 컨퍼런스:혁신성장 위한 상생과 공존’에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기술발전은 우리 삶을 편안하게 했지만 사회는 양극화됐습니다. 제가 찾은 답은 ‘연결자’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자,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자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입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자신의 역할을 ‘연결자’로 규정하며 중기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과 기술의 격변으로 인한 기업과 사회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기술 연결고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 고리는 인공지능(AI)이다.

박 장관은 18일 서울경제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2019 대한민국 상생 컨퍼런스:혁신성장 위한 상생과 공존’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약 100년 전 영국의 한 길거리에서 마차와 자동차가 함께 지나가는 사진을 소개하며 “저는 일이 잘 안 풀릴 때 이 사진을 들여다본다. 마차를 가진 사람과 자동차를 가진 사람이 있는 사회상은 어떠했을까”라며 “100년 후인 현재의 우리 모습을 살펴보면 잘사는 사람과 뒤처지는 사람으로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고 말했다.

사회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는 이러한 양극화 현상의 중요한 원인은 ‘연결자’ 부재라는 게 박 장관의 생각이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정보기술(IT) 단계별로 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연결고리를 놓쳤다. 반도체 산업이 창출한 화려한 성과에 도취한 나머지 클라우드 시대의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진단이다.

“중기부 장관에 취임한 뒤 대한민국 어느 곳에 ‘구멍’이 났는지 찾아봤습니다. 2차·3차 혁명에서 퍼스널컴퓨터(PC) 시대로의 이동은 적기에 이뤄졌습니다. 2000년대 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의 확산이 주효했지요. 다음 모바일 시대에도 우리나라는 잘했습니다. 반도체를 신명 나게 팔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성과에 너무 취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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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모바일 시대에서 클라우드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투자와 관심, 정책적 지원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중앙컴퓨터로 모아 시공간 제약 없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박 장관은 “중국의 경우 구글과 선을 긋고 자체적으로 사업에 나서 많은 데이터를 스스로 저장했다”며 “우리는 클라우드 시대에 너무 소홀했다. 일례로 전 세계의 슈퍼컴은 약 500개인데 우리는 5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클라우드 시대의 ‘실패’를 만회할 기술이 AI라고 지목했다. 클라우드를 거쳐 AI로 넘어가는 게 순서지만 AI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단숨에 AI로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AI는 일상을 빠르게 바꿔놓았다. 박 장관은 “이제 잡지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보면 스마트폰이 찾아준다. 강원도의 한 농장은 AI가 강우량에 따라 비료를 선택하고 과일이 어떤 맛을 낼지도 예측한다”며 AI로 인한 변화상을 소개했다.



기업 생산현장도 마찬가지다. 박 장관은 스마트 공장 확산의 다음 단계를 그리고 있다. 이들 공장의 데이터를 한데 모아 분석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전체 데이터를 모아 공장이 다시 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활용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박 장관이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 장관은 “데이터 저장 비용은 크지 않지만 저장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용이 막대하다. 우리가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만들도록 도움을 드려야 하는 이유”라며 “AI가 적용된 공장 사장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재고가 몇 개 남았구나. 여기서 에러가 발생했구나’를 파악할 수 있다. 빨리 이러한 로드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스타트업을 물리적으로 이어주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자발적 상생기업이라는 제도를 취임 이후 도입해 네이버와 소상공인을 연결하고 포스코와 신한금융을 벤처기업과 연결했다.

“대기업은 몸집이 커 결정이 느립니다. 반면 기술의 변화 속도는 빠르고 스타트업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기술을 어떻게 제품화할지가 고민이지요. 게다가 중소기업은 ‘대기업은 우리를 만나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들을 서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답도 박 장관은 이러한 방식의 상생에서 찾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동 연구개발(R&D) 투자가 그의 복안이다. 박 장관은 “한 중소기업 대표는 만났던 자리에서 불화수소(일본의 수출규제 품목)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왜 안 만드느냐고 물었더니 ‘대기업이 사주지 않는다. 판로가 없다’고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한 참석자가 ‘우리가 반성한다. 너무 쉽게 교역을 했다’고 답했다. 그래서 용기를 얻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일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강연 말미에 기자로서 미국 특파원 시절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에는 중견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창업자들을 인터뷰하며 느낀 기업가정신이다.

“당시 그들의 목표는 돈을 많이 벌어 5%를 쓰고 95%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같은 답이었지요. 한 대표에게 물어보니 ‘부모에게 물려받은 돈이 없어 은행 문을 두드렸다. 여러 은행에서 퇴짜를 맞았지만 나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높이 산 한 은행의 대출을 받아 지금에 이르렀다. 그 돈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돈이다. 이 돈으로 부자가 됐으니 사회로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게 기업가정신이고 사회를 유지하는 가치이며 힘입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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