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에도 불구하고 6월 임시국회를 ‘빈손’으로 마무리해 빈축을 산 국회가 장외에서도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다. 여야는 22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주재로 7월 임시국회 논의를 위해 만날 예정이지만 입장 차가 워낙 커 합의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사상 최악의 법안 처리율(28.7%)을 기록하고 있는 20대 국회가 국민의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유한국당이 경제실정 청문회를 주장하며 추경을 인질로 잡더니 이제는 삼척항 국정조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요구하고, 급기야 부실 추경이라 왜곡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은 민생을 볼모로 정략적 이익만 생각하는 정쟁의 악순환을 꾀하고 있다”며 “한 번쯤 자신들의 모습이 정쟁이라는 ‘나쁜 괴물’로 변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당도 6월 국회가 성과 없이 끝난 화살을 민주당에 돌렸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맹탕’ 국회 파행 책임을 한국당에 돌리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추경을 헌신짝 버리듯 차버린 것은 민주당이다. 정 장관을 지키기 위해 방탄국회를 자처하고 민생을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명확한 사용처도 밝히지 않은 채 7,000억원의 소재·부품 국산화 추경을 요구하는 것은 정부 여당이 나서서 혈세 낭비만 부추기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포함한 ‘투 포인트’ 본회의 개최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7월 임시국회 개최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회 차원의 방미단이 오는 24일 출국하고 통상 7월 말에는 의원들의 해외출장이 많아 이번주 초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일 현재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은 28.7%로 19대 때의 41.7%에서 뚝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다.
/이태규·하정연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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