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3년여 만에 일제히 2% 후반대로 떨어졌다. 최근 국내 기준금리 인하로 2% 중반대로 평균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은행들은 울상이다.
23일 금융권 및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올 6월 중 취급한 주담대(분할상환방식 기준) 평균금리는 3%를 밑돌았다.
우리은행이 2.74%로 가장 낮았으며 하나은행 2.76%, 신한은행 2.95%, 국민은행 2.99% 순이었다. 4대 시중은행 모두 3% 미만의 평균금리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8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당시 국민 2.80%, 신한 2.75%, 하나 2.85%, 우리 2.71%로 평균금리가 더 낮은 편이었다.
최근의 금리 하락세는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데 따른 결과다. 한은의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은 22일부터 혼합형(5년 고정) 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신한은행은 이번주 고정금리를 전주 대비 0.07%포인트 낮은 2.71∼3.72%로 적용했다. 국민은행도 2.33∼3.83%로 0.07%포인트 낮췄는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2.57∼3.57%, 2.679∼3.779%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변동금리인 신(新) 잔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2.66∼4.55% 수준으로 변동금리의 상·하단이 대부분 고정금리보다 높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통상 금리 인상기에 주담대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높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2% 중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 주담대 변동금리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다음달 중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주요 수신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산정해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7월 기준 코픽스를 공시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최소 0.1%포인트 이상 예·적금 상품의 수신금리를 내린다고 예고한 만큼 코픽스도 추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대출금리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올 1·4분기 1.52%에서 2·4분기 1.49%로 0.03%포인트 떨어졌으며 KB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1.71%에서 1.70%로 내려갔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데다 대출금리도 낮아져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자산관리(WM) 사업을 강화해 비이자수익 증대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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