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경제 보복을 일삼는 일본이 우리 말을 귀담아듣진 않잖아요.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다짐했죠.”
지난 22일 부산 일본영사관 마당에서 일본 경제보복에 항의하는 기습시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된 반일행동 부산청년학생 실천단장이자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 4학년인 김명신(26)씨는 24일 서울경제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들이 불매운동 등에 나서지만 일본은 꿈쩍 않고 오히려 막말로 일관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반일행동 부산청년학생 실천단은 지역 대학생과 청년을 중심으로 지난 10일 만들어졌다. 구성원은 현재 68명이다. 실천단에는 부산에 소녀상을 세우는 등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냈던 단체들이 모여 있다.
김씨는 일본영사관에서 기습시위를 벌인 이유에 대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 심지어 기업인 유니클로까지 한국을 무시하고 있다”며 “과거사를 반성하고 부당한 경제 보복을 그만두라는 정당한 요구를 일본 총영사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조물침입 혐의 등으로 현행범으로 연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과격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기습시위는 지난 21일 실천단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천단은 앞으로도 반일 시위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김씨는 “부산 일본영사관 앞과 서면 일대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며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서면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며 “아베 총리의 사죄와 일본 옹호 세력의 반성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금요 집회에는 100여 명 가량이 참여할 예정이다. 김씨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일본에 느끼는 분노를 행동으로 옮긴다면 일본도 머지않아 경제 보복을 그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일어일문학 전공자인데 반일 시위에 앞장서는 게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어릴 때 사극 ‘불멸의 이순신’을 보고 일본의 침략 행위에 화가 나 일본어를 배우다 전공까지 하게 됐다”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와 빼앗긴 문화재를 찾아오는 게 꿈이어서 개인적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를 비롯한 실천단 소속 대학생 6명은 부산 일본영사관 마당에서 ‘주권침탈 아베규탄’ ‘아베는 사죄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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