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의 고된 업무 강도를 줄이는 것은 택배업계의 공통된 관심사다. 택배가 일상생활의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면서 매년 택배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CJ대한통운(000120)은 택배 상자를 배송지역별로 자동 분류해 택배기사 앞까지 전달해주는 장치인 ‘휠소터(Wheel Sorter)’를 세계 최초로 택배 서브터미널에 설치하며 택배기사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휠소터 도입으로 택배 상자를 인수하는 택배 기사의 작업 강도가 완화됐다. 기존에는 택배기사가 컨베이어 앞에 서서 빠르게 지나가는 택배상자를 직접 살피고 손으로 일일이 빼내야 했지만 이제는 자동 분류된 상품을 배송 구역 순서에 따라 차량에 싣기만 하면 된다.
배송 물량을 여러 번으로 나누는 다회전 방식도 나타났다. 과거에는 담당 구역의 상품을 모두 인수한 후 한 번에 배송했다면 휠소터 도입 후에는 일부 상품만 먼저 인수한 후 배송을 시작한다. 택배 기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휠소터가 자동으로 분류해 주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배송의 효율성이 높아지자 1인당 처리량이 늘면서 택배기사의 수입도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따른다. 택배 분류의 작업 강도가 낮아지면서 택배집배점과 택배기사들이 분류 작업을 전담하는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의 전국 각 서브 터미널에서 근무하는 분류 아르바이트 인력은 올 6월 기준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휠소터가 설치된 서브터미널은 현재 169곳으로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 1만 8,000명 중 약 95%가 자동 분류의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휠소터와 같은 첨단기술 도입으로 택배업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띄며 진화하고 있다”면서 “휠소터 추가 설치 등 다양한 투자를 통해 더 나은 작업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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