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확대됐다. 다음 주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안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영향권인 재건축 단지는 약보합세를 보인 반면 상한제와 무관한 신축 등 기존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전세가 역시 물량이 많은 강동구마저 2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2일 당정협의를 열어 상한제 세부 방안을 논의한 뒤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 전문가는 “상한제 시행 역효과로 꼽는 것이 공급 부족이 우려되면서 신축 등 기존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수요가 늘면서 전세시장이 불안해 지는 것”이라며 “벌써부터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3% 올랐다. 6주 연속 상승세로 지난주(0.02%)보다 오름폭도 소폭 올랐다. 서울 25개 전 자치구가 전주 대비 상승했다. 강남 4구는 일제히 상승 폭이 전주 대비 확대됐다. 마포, 구로, 서대문, 은평, 종로 등도 오름폭이 확대됐다.
집값 상승세를 이끈 것은 신축 등 기존 아파트다. 재건축 단지는 상한제 시행 예고로 하락·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아파트는 호가가 오르고 있다. 올 2월 입주를 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전용 84㎡의 호가가 23억~26억 수준이다. 지난 6월에 비해 4~5억원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의 경우 로열층의 호가가 두 달 전만 해도 29억원이었지만 최근 2주 사이 31억 원까지도 올랐다.
서울 전세가도 꿈틀대고 있다. 재건축 이주 및 방학 이사수요에 더해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당장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까지 겹치면서다. 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0.04% 올랐다. 6주 연속 상승세다. 서초구의 경우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주 0.19% 올라 전주(0.18%)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특히 입주 물량 부담에 시달렸던 강동구도 2주 연속 보합세를 보이며 전세가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명일동 ‘래미안명일역솔베뉴’ 전용 59㎡의 전세 시세가 4억 8,000만원 수준이다. 올해 저점 대비 7,000~8,000만 원 올랐다. 한편 이날 국토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논의한 뒤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동훈·이주원·권혁준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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