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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찌는 원리 찾았다..비만·당뇨병 치료제 기대

울산과기원 권혁무 교수팀, "톤이비피 단백질이 지방 분해 저해…대사질환 치료제 기여"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톤이비피 단백질 작동 원리를 밝힌 울산과기원 권혁무(앞줄 가운데) 교수 연구팀. /사진=울산과기원




국내 연구진이 살 찌는 단백질 작동 원리를 찾아내 앞으로 비만,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권혁무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톤이비피’(TonEBP)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의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줄여 비만과 당뇨병을 촉진하는 것을 발견하고 원리를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체질량 지수(BMI)가 높은 사람일수록 지방세포 안에 톤이비피 단백질이 많다는 점에 관심을 뒀다. 톤이비피는 권 교수가 1999년 처음 발견한 단백질로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관절염, 신장 질환, 간암의 발병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실험결과 톤이비피 단백질이 감소한 쥐는 살이 빠지고 혈당과 지방조직 팽창, 지방간 등의 문제가 개선됐다.




실제 권혁무, 최수연 교수(공동교신저자) 연구팀의 동물실험 결과, 톤이비피 단백질을 감소시킨 실험쥐는 에너지 소비가 활성화돼 지방세포의 크기가 감소했고, 지방간 · 인슐린 저항성 · 내당능 장애 등 대사질환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1저자인 이환희 박사는 “톤이비피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자 실험쥐의 열 생산 단백질이 증가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톤이비피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자 지방을 축적하는 백색 지방세포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갈색 지방세포 특징이 나타난 것이다.

톤이비피 단백질이 비만을 촉진하는 과정.


이는 톤이비피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 안에서 ‘베타3 아드레너직 수용체’(β3 adrenergic receptor)의 발현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 수용체는 백색 지방세포 안에서 갈색 지방세포 역할을 하는 ‘베이지 지방세포’를 활성화한다. 베이지 지방세포는 백색 지방세포 조직 내부에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데, 톤이비피 단백질을 줄이면 그 활성도가 높아진다.

권 교수는 “톤이비피 단백질 작동 원리를 활용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며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하는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6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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