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대안정치연대 임시대표
정책당국과 관변 경제학자들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3%에 불과하고 이것마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추정한다. 소득함수에 바탕을 둔 계량모델로 추정한 것이겠지만 이 방법은 적절치 못하다. 계량모델의 예측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며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관변 경제학자들의 추정치가 옳다면 실현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게 나타났을 때는 경기가 과열됐다거나 경기상승이 과속을 보였다고 진단해 당장 경기 진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그들이 추정한 잠재성장률이 틀렸다는 방증이다.
잠재성장률이란 지속 가능한 최고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지속 가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제변수가 나타나지 않았을 경우에 기록한 최고 성장률을 잠재성장률로 간주하는 것이 훨씬 더 실용적이다. 그럼 경제성장을 지속 가능하지 못하게 하는 경제변수는 무엇일까.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이다. 즉, 아무리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것은 지속 가능하며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가 나타나면 아무리 낮은 성장률이라도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최소 6%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률이 6% 이상을 기록했을 때도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최근의 성장률은 2%대에 불과한 것일까. 당연히 경제정책이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즉, 경제정책이 3%p이상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들이 성장률을 낮췄을까.
첫째는 재정지출 확대정책이다. 재정지출은 생산성이 낮아서 민간 부문이 외면하는 분야에 주로 투입되므로 그것이 확대될수록 국가 경제의 평균 생산성은 낮아지고 이에 따라 성장률도 낮아진다.
둘째는 과도한 환율방어와 경상수지 흑자의 해외유출이다. 과도한 환율방어는 수출기업들의 신기술과 신제품의 개발과 생산성 높은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소중한 국가자원을 쓸모없는 곳에 낭비하게 한다. 그리고 경상수지 흑자를 해외투자라는 미명 아래 해외로 유출시키는 것은 수출로 벌어들인 소득을 즉각 해외로 유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내수요는 부족해지고 성장률이 낮아져 경기가 부진해진 것이다.
셋째는 경기진단과 배치되는 경제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경기가 상승 중일 때에 금리를 인하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등 경기부양 정책을 펼침으로써 경기과속을 일으켰고 결국은 경기하강을 초래하곤 했다. 경기가 하강 중일 때는 경기진정 정책을 펼침으로써 경기부진을 더욱 가속시키곤 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의 지속성이 떨어져 잠재성장률까지 낮추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경기흐름에 순행하는 정책을 펼치고 경상수지 흑자의 범위에서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을 용인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줄이며 재정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면, 성장률은 조만간 6%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다. 그럼 장기간의 경기부진도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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