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 100명 중 15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조사됐다. 노년 부양비율도 사상 처음으로 20을 넘어섰다. 저출산 기조로 0~4세 인구는 사상 처음 200만명을 밑돌면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외국인 포함)는 5,163만명으로 전년(5,142만명)에 비해 21만명(0.4%) 증가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구는 2,57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9.8%를 차지해 비중이 0.8% 늘었다. 경기도가 1,310만3,000명으로 25만2,000명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인 25.4%를 차지했고 서울은 967만4,000명으로 6만8,000명 감소하며 18.7%로 비중이 0.2% 줄었다. 등록센서스 방식은 15개 기관의 주민등록부·외국인등록부·건축물대장·학적부 등 25종의 행정자료를 활용한 집계 결과다. 2015년 이후 매년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내국인)는 739만4,000명으로 전년(711만5,000명)보다 27만9,000명(3.9%) 많아졌다.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전년(14.2%)보다 0.6% 오른 14.8%로 집계됐다. 70세 이상 인구 역시 506만명을 나타내며 사상 처음 500만명대를 돌파했다. 100세 이상 인구 역시 4,232명으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시도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전남(22.4%)이 가장 높았다. 경북(19.8%)과 전북(19.5%), 강원(18.7%)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령 인구 비율이 감소한 곳은 세종으로 전년도 9.3%였던 비율이 지난해 9.1%로 0.3%포인트 하락했다.
노년부양비(15~64세 생산연령인구 100명에 대한 고령 인구의 비율)는 20.5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가 20을 넘어선 것은 최초다. 생산연령인구 5명이 65세 이상 인구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2010년만 해도 노년부양비는 10.2로 생산연령인구 10명이 고령 인구 1명만 부담하면 됐다. 불과 10년 만에 부담이 2배 가량 커진 셈이다.
빠르게 늘어나는 고령 인구와 달리 저출산 기조는 더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내국인 중 0∼4세 인구는 196만8,000명으로 전년(207만6,000명)보다 5.2% 줄었다. 0~4세 인구가 2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5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1966년 488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수치가 2005년 200만명대로 진입한 이후 불과 13년 만에 100만명대로 추락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떨어지며 전 세계 최초의 ‘0명대 합계출산율’ 국가라는 오명을 쓴 만큼 0~4세 인구 수는 향 후 추락세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0∼14세 유소년 인구는 64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에 그쳤다. 고령 인구와의 비중 격차는 2016년 처음 역전된 이후 1.8%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그 결과 유소년인구 100명에 대한 고령 인구(65세 이상)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114.1까지 올랐다. 13년 전인 2005년 48.6이었던 수치가 2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도 전년(3,619만6,000명)보다 9만2,000명 감소한 3,610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구조 변화가 급격히 이뤄지면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속도도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유엔(UN)은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는 지난 2017년 고령 인구 비율이 14.2%를 나타내며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 속도가 워낙 빨라 오는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번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진입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정남수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해 초고령 사회 진입 시점을 2025년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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