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일각에서는 소위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경제 상황과 다소 동떨어진 무리한 진단”이라고 주장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위원회에서 “지난 달 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난 주요 원인은 농축산물 및 유가 하락 등 공급 측면의 원인과 함께 유류세 인하 등 정책 측면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2015년=100)로 1년 전(104.85) 대비 0.04% 하락했다. 올해 들어 1~7월 내내 0%대 상승률을 유지하던 지수는 8월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학계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부진 하에서 물가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디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며 “추가적인 경기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황이 더욱 악화 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 수역시 “농축수산물을 다 합친 것보다 큰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월세 등 집세의 경우도 지난달 0.4% 떨어졌다”며 “줄어드는 소매판매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저물가는 공급 측 요인뿐 아니라 수요 측 요인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공급 측면 요인과 정책적 요인을 제외할 경우 8월 물가수준은 0.92%, 약 1%에 이르게 된다”며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디플레를 운운할 단계는 분명히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이 내놓은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DVI)에 따르면 한국의 2분기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0.18로 매우 낮은 단계에 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정책위의장은 “현시점에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인 셈이다. 또한 우리 경제 상황을 의도적으로 나쁘게 평가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지 되새겨 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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