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한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수익을 냈다. 이들 수익 규모는 2년 만에 13배 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전체 실적에서 일본계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11배 넘게 뛰었다. 저축은행업계가 매해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데 사실상 일부 일본계 저축은행들만 실적만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JT친애저축은행·JT저축은행·OSB저축은행 등 일본계 저축은행 4곳의 상반기 순이익은 1,38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23.2%에 해당하는 수치다. SBI저축은행(1,089억원), JT친애저축은행(138억원), JT저축은행(77억원), OSB저축은행(81억원) 순으로 실적을 냈다. 앞서 79개 저축은행들은 올 상반기 5,96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실제 일본계 저축은행들의 실적은 매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저축은행의 2017년 상반기 실적은 102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777억원, 올해 1,38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저축은행들의 실적 중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이 비중은 2017년 2% 수준에서 올해 23.2%로 올랐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계 저축은행들 대부분이 수도권에 포진해 있어 신규 고객 확보에 상대적으로 용이한데다 최근 몇 년 새 공격적인 영업력을 바탕으로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대출 규모를 키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본계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의 경우 대손충당금 환입 등 영업 외 수익의 영향으로 실적이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 7월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일본계 저축은행들의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와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반기 실적의 경우 6월까지만 집계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일 갈등으로 인한 영향은 다음 3분기 실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상반기 실적의 경우 최근 한일 갈등 관계가 시작되기 전이라 영향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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