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통제가 아닌 전략 중심의 리스크 관리 패러다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은행 리스크 조직을 리스크관리그룹에서 리스크전략그룹으로 전환하고 위기 감지 및 선제적 대응 중심의 전략 조직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특히 리스크 관리 영역을 기존 신용리스크·시장리스크 중심에서 제도·인력·디지털 등을 아우르는 경영 리스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하반기부터 기존 리스크관리그룹의 명칭을 리스크전략그룹으로 전환하고 연체율·수익률 중심의 사후 관리를 탈피, 선제적 대응 전략을 구축하는 전략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올해 초 리스크관리그룹을 맡은 서남종 부행장은 리스크본부 전무 시절인 지난해부터 전략 중심의 리스크 조직 확대 개편을 추진해왔다. 연체율 관리 등에 집중해온 사후 관리 중심의 업무를 여신 심사부터 관리를 아우르는 선제적 관리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서 부행장은 “통제나 규제 중심으로 발전해온 리스크 관리 체계로는 대내외 시장 변화와 특히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특히 은행의 디지털 전환으로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리스크 모형 구축과 리스크를 감지하는 경보 체계 구축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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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략·재무통으로 꼽히는 윤종규(사진)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국민은행의 리스크 체계 변화에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5년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재편한 윤 회장은 ‘건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경기민감업종의 기업여신을 줄여나가면서 위기경보모형 시스템 구축, 컨틴전시플랜 대응 시스템 등 리스크 체계를 구축해나갔다. 올 한 해 일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대폭 확대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가운데서도 국민은행이 개인 대출은 물론 기업대출에서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관리에 집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 대손충당금은 2,8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누적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도 누적 기준 0.18%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서 부행장은 “리스크 관리와 신용감리, 신용리스크 외에 모델검증 유닛과 신용평가모델 유닛을 중심으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후관리를 통한 리스크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제도·인력·디지털 전환 등과 같은 새로운 리스크까지 포함해 리스크 관리 혁신을 계속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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