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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연극 '장수상회']티격태격 설레는 황혼 로맨스, 가족의 의미를 묻다





“CJ ENM………워너브라더스코리아로부터 협찬 받고 싶습니다”

연극 ‘장수상회’은 공연 전 안내부터 이처럼 웃기고 시작한다. 이후 장수상회 지점장 성칠(이순재)과 옆집으로 이사 온 꽃 가게 주인 금님(박정수)의 티격태격 노년의 로맨스 역시 웃음을 자아낸다. 관객들이 한참을 웃다 보면 어느새 극의 반전에 도달하게 된다. 그 지점부터는 객석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평생을 혼자 살아온 노인의 생애 마지막 순간에 찾아온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 줄로 알았던 관객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 책임감을 묻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한 마을의 ‘장수상회’를 배경으로 한다. 장수상회의 지점장은 꼼꼼한 성칠로 가게를 물 샐 틈 없이 관리한다. 귤 하나, 파 한 단이 없어지는 것조차 견뎌내지 못하는 성격으로 ‘까칠하기’ 그지없다. 어느 날 장수상회 옆에 꽃 가게가 이사를 오는데, 성칠은 가게도 가게의 주인인 금님도 못마땅하다. 이사 온 첫날부터 탐탁지 않은 감정을 표현하며 둘은 말다툼을 한다. 연일 말다툼을 하던 둘은 ‘미운정’이 들었는지 어느새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성칠과 금님의 황혼 로맨스가 무르익을 무렵 성칠과 금님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극은 반전을 맞는다.





이 작품의 백미는 가족의 의미를 묻는 묵직한 메시지와 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노배우들의 깊이가 느껴지는 연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2일 오후 2시 공연 무대에 오른 85세의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와 드라마에 주로 출연했던 박정수는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100살이 되서도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꼿꼿한 몸으로 무대를 장악할 것 같은 배우 이순재의 연기는 숨을 쉬고 밥을 먹 듯 자연스러웠고, 100세가 돼서도 무대에 오를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했다. 박정수는 주로 드라마에 출연해 연극 연기를 잘해낼 수 있을까 우려가 됐지만, 역시 베테랑 배우였다. ‘최악의 쪽대본’을 받아가며 수없이 많은 드라마에 출연한 그의 노련함과 순발력은 연극에서도 그대로 발휘됐다. 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 외에도 김보현, 강성진, 김지민, 조훈 등이 출연한다. 22일까지, 광림아트센터 장천홀.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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