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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설 드론 공습 후폭풍] 원전·산단 인근서 올 10번 출몰..韓도 드론 공포 확산

7건은 발사 지점조차 몰라
국가중요시설 방호 공백 심각
GPS 등 드론테러 기술 진화 속
동시다발 공격땐 방어 쉽지않아
美선 무선식별장치 도입 추진

  • 세종=조양준 기자
  • 2019-09-16 17:36:59
  • 통상·자원
[석유시설 드론 공습 후폭풍] 원전·산단 인근서 올 10번 출몰..韓도 드론 공포 확산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이 ‘원점(출발점) 미확인’ 무인기(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가운데 드론 테러에 대한 공포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와 반도체 공장 등 우리나라의 주요 시설 역시 결코 안전지대라고 볼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16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은 드론 여러 대가 방공망을 뚫고 장거리를 날아와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프리 프라이스 덴버주립대 항공관리학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에 “드론이 새로운 판을 만들었다”며 “스텔스 무기나 파병 수준으로는 수행할 수 없었던 공격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대(NDU) 전쟁대학 학장을 지낸 랜디 라슨 전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은) 진주만 공습만큼이나 중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공격이 안긴 충격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드론이 1,000㎞ 이상을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했을 것이라는 분석 역시 충격적이다. 떼를 지어 날아온 드론이 동시에 목표물을 정밀타격한 기술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 석유시설 등 사회 인프라가 드론·대함지뢰·컴퓨터웜(사이버공격) 등 다양한 비대칭 무기류를 동원한 공격에 얼마나 취약한지가 드러난 사례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많다. 한국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물리적 방호 설계기준 위협에 드론이 추가된 후 지금까지 원전 인근에 드론이 출몰한 것은 13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만 열 번이나 원전 인근에 드론이 나타났다. 원전은 국가 중요시설로 합동참모본부와 지방항공청의 승인 없이 드론을 날릴 수 없다. 김 의원은 “그만큼 방호 공백이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과 울산·경남의 인구가 밀집한 고리원전 인근(새울 포함) 해상과 육상에서 일곱 번, 한빛원전에서 두 번, 한울 3호기 인근에서 한 번이다. 원전 인근 1㎞ 거리에서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 이 가운데 7건이 사실상 ‘원점 미확보’, 즉 누가 어디서 드론을 날렸는지 판명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고리원전 및 새울원전의 방호도 문제지만 인근 10㎞ 내외에 국내 최대 규모인 울산·온산 석유화학단지가 있다”며 “원전과 가까워 대부분 드론 비행금지구역에 포함돼 있지만 일부 공장은 금지구역 밖에 위치해 아무런 제재가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갑작스러운 드론의 동시다발적 테러를 방어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분석한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은 테러조직이 드론에 공격할 지점 좌표를 입력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를 따라 비행한 후 공격지점을 정확하게 폭격하는 비행경로 내비게이션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GPS 신호가 매우 정밀해야 한다. 드론 테러의 기술이 이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은 그만큼 ‘격추’ 같은 대응 방식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드론은 최종 공격 시 최대 순항속도로 돌진한다. 시간당 360㎞로 비행하는 드론은 1초에 100m를 비행하는데 소형 드론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의 유효거리는 5㎞ 정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강왕구 박사는 “탐지 이후 50초 만에 목표물을 포격할 수 있어야 한다. 기민하게 대비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10대 이상의 드론이 동시에 공격하는 전술은 더욱 막기 어렵다고도 했다.

원거리 공격을 위해 비행하는 드론은 크기가 작고 저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레이더 추적이 쉽지 않은데다 이륙 후 지상과 모든 교신을 끊고 비행하므로 전파신호를 추적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어렵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출간한 ‘안티 드론 기술동향’에 따르면 무인드론의 등장과 기술의 발전으로 전파교란은 한계가 있다.

외국도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민간 드론에 무선식별장치를 도입·추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입법까지는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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