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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공모펀드, 미워도 다시한번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나에게는 작은 꿈이 있다. 먼 훗날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기분 좋은 이야기를 엿듣는 것이다. 내가 운용하는 펀드 때문에 “살맛 난다, 노후 걱정을 덜었다”며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사실 이 꿈은 펀드매니저라면 누구나 소망한다. 실제 내가 알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을 보면 고객을 향한 열정과 꿈이 상당하다. 그런 펀드매니저들은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애쓰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손해를 본 많은 투자자들이 공모펀드 시장을 떠났거나 기대조차 내려놓고 있다. 사모펀드로 옮겨간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을 까먹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공모펀드에 애정이 큰 필자로서는 가슴 아픈 대목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운용사와 판매사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운용사는 신중하게 펀드를 만들고 정성을 다해 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유행 따라 펀드를 붕어빵처럼 찍어냈고 관리마저 소홀했다. 판매사의 경우, 인기 있는 펀드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좋은 펀드에 관심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인기 있는 펀드는 이미 투자 자산의 가격이 오른 경우가 많다. 이런 펀드에 가입하면 손해 볼 가능성은 당연히 높다. 결국 공모펀드 시장이 무너진 것은 펀드 운용과 판매를 책임진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펀드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펀드는 활용가치가 높은 지혜로운 상품이다. 공모펀드는 적은 돈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몇만원만 있어도 스타벅스나 아마존·애플 같은 위대한 기업의 주인이 손쉽게 된다. 위대한 기업들은 이미 우리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알게 모르게 그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유하고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주인이 된다면 우리가 누리는 경험과 소비는 더욱 즐거워질 것이다. 위대한 기업의 주인으로서 성장과실을 함께 누리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에 돈을 쓰면서도 돈을 버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기업을 담은 펀드가 우리에게 주는 놀라운 효용이다.

이런 공모펀드에 관심을 꼭 가져야 할 이유가 있다. 국민들의 노후를 대비할 중요한 투자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금자산인 경우 공모펀드 투자는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개인연금, 퇴직연금 그리고 국민연금까지 이중 삼중의 노후 안전장치를 마련하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것에 담을 펀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는다. 손해 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대부분 금리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개인연금이든 퇴직연금이든 연금자산을 담는 그릇은 중요하지 않다. 그 안에 무엇을 어떻게 담을지가 더 중요하다.

100세 시대는 100세까지 투자해야 하는 시대를 뜻하기도 한다. 60세에 은퇴한다면 30~40년 동안은 모은 돈을 잘 굴려야 한다. 금리상품으로는 어렵다. 그렇다고 원금을 빼먹으면 노후가 불안하다. 행복한 100세 시대가 아니라 두려운 100세 시대가 된다. 공모펀드를 빼놓고 제대로 된 노후준비는 쉽지 않다. 국민들이 반드시 공모펀드를 떠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이유다. 미워도 다시 한 번 공모펀드 시장으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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