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로 수장을 전격 교체한 LG디스플레이(034220)가 생존을 위한 변화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라인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까지 교통 정리에 나섰다. 선택과 집중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들과의 LCD 저가물량 공세를 피해 대형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미 OLED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거세게 추격하고 있어 조만간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이번에 가동 중단을 검토하는 것은 파주 4.5세대 중소형 OLED 생산 라인 E2다. E2는 이미 3개 라인 중 2개 라인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1개 라인은 주로 애플에 납품하는 스마트워치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르면 연내 가동을 중단하고 구미에 위치한 6세대 라인 E5 중심으로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그간 파주 4.5세대 공장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과거 스마트폰용으로 생산됐던 4.5세대는 스마트폰의 대형화로 현재 스마트 워치용으로 주로 쓰이지만 수요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5.5세대와 6세대에 비해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단점이다. 이에 업계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도 6세대와 5.5세대를 주력으로 중소형 OLED를 생산하고 있다. 중소형 OLED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도 4.5세대와 5.5세대를 건너뛰고 6세대 생산부터 하는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E2 라인 가동 중단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고 E5 이관을 통해 6세대 가동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중소형 OLED 사업 부문의 적자 폭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 “수장이 교체되면서 여기저기 펼쳐 놓은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방향으로 판단되며 이로 인해 내년에는 수익성이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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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OLED 부문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중소형 OLED시장에 뒤늦게 진출했으나 이미 중국의 BOE에 추월당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 2·4분기 스마트폰용 OLED 시장점유율은 2.2%에 그쳐 삼성디스플레이(82.0%)와 BOE(11.5%)에 크게 뒤진다. BOE는 올해 지난해 공급한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300만대보다 15배나 많은 5,000만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며 푸젠성 푸저우시에 네 번째 6세대 중소형 OLED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LG디스플레이는 뒤늦게 LCD 투자를 중단하고 소형 OLED 시장에 진출했으나 이미 중국 업체들에도 뒤진 상황이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기도 전 공급과잉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고병기·변수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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