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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간다]호텔객실 입력하니 알아서 룸서비스…'스타워즈 R2'가 현실로

■현대차 '서비스로봇' 3종 세트

길 가로막히자 요리조리 피하고 엘리베이터도 척척

매장 안내용 '달이'는 소음·음성 구분, 고객얼굴 기억

전기차 주차하면 자동 급속 충전하는 로봇팔도 개발

현대차가 개발한 호텔서비스 로봇 ‘H2D2’가 복도에 선 개발진과의 충돌을 피한 뒤 목표지점으로 룸서비스용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의왕=권욱기자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팀장이 경기도 의왕시 연구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의왕=권욱기자


“조심하십시오. 먼저 지나가세요.”

경기도 의왕시의 현대자동차 로보틱스 연구소를 방문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 앞에 영화 스타워즈의 ‘R2D2’처럼 바퀴굴림 방식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멈춰 서며 안내음성을 내보냈다. 머리 부분의 트레이에 실은 음식들을 배달하기 위해 복도를 이동하던 중 기자가 길을 가로막자 충돌을 피하려 멈춰 섰다. 기자가 옆으로 비키자 로봇은 원래 가려던 목표지점으로 다시 서행했다. 현대차 로보틱스팀이 개발한 호텔용 서비스로봇 ‘H2D2’다. 스스로 충전장소에서 완충한 뒤 룸서비스 주문을 받기 위해 대기장소로 이동한다. 대기장소에서 직원이 로봇 본체에 장착된 터치 디스플레이로 객실번호와 인증코드 등을 입력하면 알아서 해당 목적지로 배달한다. 엘리베이터도 똑똑하게 알아보고 원하는 층수로 작동시켜 타고 내린다. 사물인터넷(IoT) 방식으로 호텔 내 각종 설비와 정보를 주고받고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이 간다]현대차 로보틱스팀 연구진이 호텔용 배송로봇의 디스플레이에 룸서비스할 장소를 입력한뒤 머리 부분의 플레이트에 배송할 음식물을 담고 있다 ./의왕=권욱기자


현동진(사진) 로보틱스팀장은 “사람의 안전과 이동·운송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동차제조사의 특징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배송 서비스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인간과 사물, 주변 환경을 인지해 충돌 위험시 정지·회피하고 목표지점까지 무사히 음식·물건을 실어나르는 기본적인 기능을 H2D2를 통해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H2D2에 이어 또 다른 로봇이 네 바퀴로 서행하며 취재진에 다가왔다. 매장 안내용 서비스로봇 ‘달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현대자동차 매장에 우선적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기자가 “헬로 달이. 싼타페는 어딨지?”라고 묻자 로봇이 “싼타페로 이동해서 설명해드릴까요. 저를 따라와 주세요”라고 대답한다. 이어 실내 장애물들을 이리저리 피해 움직이더니 싼타페 자동차 앞으로 안내했다. 기자가 “헬로 달이. 외장 디자인 설명해줘”라고 하자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궁금하시다면 현대차의 새로운 SUV인 싼타페는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가져오면서도 기존의 정체성을 계승했어요”라며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중간에 다른 질문을 하자 “말씀하신 것은 잘 모르겠어요. 직원을 호출해드릴게요”라고 하더니 동행한 현대차 직원을 휴대폰 앱으로 호출했다. 윤일용 로보틱스팀 책임연구원은 “로봇이 모든 것을 완벽히 할 수는 없으므로 매장의 직원을 호출해 협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쇼핑매장은 로봇이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에는 너무 시끄럽고 복잡하다. 로보틱스팀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우선 자동차의 주행기술을 적용했다. 로봇이 이동할 때는 바퀴 사이의 간격인 휠베이스가 자동으로 넓어지도록 해 무게중심을 낮춤으로써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인파와 장애물들을 피해 서행하도록 했다. 네 바퀴는 각각 독립적으로 조향됐다. 카메라, 각종 센서로 주변 사물을 인식해 충돌도 피한다. H2D2가 출발지와 목표지의 두 지점을 단순히 이동하는 수준이라면 달이는 보다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목표지점까지의 경로 중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면 회피하면서 새로운 경로를 계산해 움직일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딥러닝 방식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 형태와 표정을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로봇에 학습시켜 직원과 방문객을 구분해 알아보도록 개발되고 있다. 윤 책임연구원은 “달이는 한번 매장 안내를 한 고객의 얼굴을 기억해 해당 고객에게 불필요하게 똑같은 내용을 재안내하는 일이 없도록 개발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매장 내 많은 소음과 음성 사이에서 자신이 안내할 사람의 음성만을 선별해 알아듣고 응답할 수 있다”며 “인간의 표정을 딥러닝해 고객이 웃는지, 우는지와 같은 감정을 읽을 수도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오는 10월까지는 달이의 1단계 개발을 완료하고 사용성 평가 등을 통해 추가 개선을 거친 뒤 2021년 즈음부터 현대차 전시장 등에 점진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현대차 로보틱스팀 연구진이 전기차 충전용 로봇팔을 시연해보이고 있다./의왕=권욱기자


로보틱스팀은 이날 전기자동차 충전용 로봇팔(매니퓰레이터)도 보여줬다. 기존의 전기차 충전장치 옆에 설치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전기차를 충전기 앞에 세우면 로봇팔이 알아서 전기차에 커넥터를 삽입해 급속충전시켜준다. 현재 이 같은 작동을 구현할 수 있는 영상인식 및 제어 소프트웨어는 개발완료됐다. 이번에 시연한 로봇팔은 현대차가 자체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임시로 사용한 외산 제품인데 현대차는 해당 로봇팔도 연내에 자체개발 제품으로 대체한 뒤 내년부터는 현장에서 시범 운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충전로봇팔이 자율주행차와 통신으로 연동함으로써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율차가 충전기 앞에 정차하면 로봇팔이 충전시키고 완충되면 자율차가 그 정보를 받아 주차장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윤병호 로보틱스팀 책임연구원은 “초급속 충전기 커넥터는 무게가 최대 10㎏이나 나가 노약자나 여성이 다루기 쉽지 않고 커넥터를 다루던 중 감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고객들도 있다”며 “로봇을 통한 충전 자동화를 통해 이 같은 불안감을 해소하고 자동차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왕=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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