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 펀드 투자자들이 모처럼 웃음을 되찾고 있다. 한동안 손실을 면치 못했던 펀드의 투자 성과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바이오로직스·호텔신라 등의 주가 상승이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개의 삼성그룹주 펀드는 최근 한 달간 평균 5.39%(9월20일 기준)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1개월, 3개월, 6개월, 연초 이후 등 여러 구간에서 마이너스 성과를 보였지만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며 한 달간 뿐만 아니라 연초 이후 수익률도 3.15%로 손실에서 벗어났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가 최근 한 달간 6.21%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5.81%)’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5.68%)’ 등도 한 달간 수익률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대체로 삼성전자가 20% 내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펀드의 성과 반등에 삼성전자 주가 회복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8월26일에서 이달 20일까지 한 달간 약 12.8%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들이 순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 반등에 성공했다”면서 “낸드플래시 가격 개선과 메모리 재고 축소에 따른 실적 정상화가 중장기적으로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호텔신라 등 펀드에서 4~8%의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의 주가 회복도 긍정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6.9% 상승했고 호텔신라도 9%가량 올랐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 개선이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담고 있는 종목은 대부분 시장 지배율이 높고 이익 구조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까닭에 경기가 불확실해질 때 더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는 설명도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상반기와 비교해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진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점 등은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