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 수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별 역대 최대치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올해 전반적인 기업 파산 추세와 경기 하강 흐름을 고려할 때 남은 하반기에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 8월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총 60건을 기록해 올 들어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이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지방법원 파산부에 들어온 신청 건수가 12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8월 법인 회생 신청 건수는 90건으로 올 들어 4월(112건) 다음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8월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2016년(74건), 2017년(63건) 2018년(72건) 등 예년 동기보다도 적은 수준이었다. 법인 파산 건수는 올 들어 1월부터 7월까지 단 한 달도 쉬지 않고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다가 지난달 겨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법인 파산이 7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올 상반기 기록한 485건도 역대 최대 수치였다.
최고치 경신 행진은 중단됐지만 법조계와 재계는 여전히 경기후행지표로 법인 파산 증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 들어 8개월간 총 누적 파산 신청 건수는 626건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533건)보다 여전히 93건(17.4%)이나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807건이었음을 감안하면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수치는 948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연말로 갈수록 빚을 못 갚아 법원을 찾는 기업이 더 늘어난다면 사상 초유의 연간 1,000건 기록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인천·의정부·전주·울산지방법원 파산부의 경우 이미 8개월간 신청 건수가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섰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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