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립적인 재정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안민정책포럼이 서울 충무로 라이온스빌딩에서 ‘국가 재정확대,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옥동석 인천대 교수는 “우리나라 복지지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규모는 지난 2016년 11.3%에서 오는 2060년 27.8%로 급격히 증가한다”며 “향후 재정 문제를 계속 환기하기 위해 정치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재정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옥 교수는 “우리나라의 GDP 대비 정부채무 비율은 2017년 4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80.9%)에 비해 낮지만 비금융공기업 부채 비율(21.9%)은 이미 일본(16.7%)이나 캐나다(8%)보다 높다”며 “국회예산정책처도 2036년 이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복지지출이 빠르게 늘면서 향후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의견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는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정부 지출이 대부분 최저임금이나 직접 복지에 쓰이고 있는데 과연 바람직한 방향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성봉 숭실대 교수는 “정부가 돈 쓰는 것을 보면 공공 부문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비효율적인데다 한 번 늘리면 줄이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위 관료 역시 “정부가 정책 수단으로 재정 지출을 활용하고 있는데 경제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재정의 역할을 고민할 때도 경제정책의 우선순위가 인구일지, 생산성 증대일지 등을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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