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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저온 촉매'로 대기오염 물질 뚝..저감 기술 나눔도 활발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미세먼지 해결 팔걷은 포스코

연구센터 세워 박사급 머리맞대

SCR 기술로 질소산화물 등 분해

연료비 절감·CO₂배출 3만톤 줄여

새 기술 개발 땐 산업 현장에 이전

정부·학계·中企와도 적극 협업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미세먼지연구센터 한 연구원이 저온 SCR 촉매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제공=RIST 미세먼지연구센터




“저온 SCR(선택적 촉매 환원법) 촉매 개발에 4년을 예상했는데 1년 6개월 만에 완료했습니다. 촉매 관련 지식이 풍부한 연구원들이 밤낮으로 매달린 결과입니다.”

7일 전남 광양에 위치한 포스코 미세먼지연구센터. ‘SCR 촉매 성능평가 실험장치’ 앞에 선 고동준 미세먼지연구센터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간 연구원들의 노고를 증명하듯 실험장치의 촉매가 들어있는 파이프는 셀 수 없는 가열 시험으로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고 센터장은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분해하려면 기존에는 제철공정 중 발생한 160℃인 배기가스 온도를 280℃ 이상으로 높여 SCR 촉매에 반응하도록 했다”며 “이제 저온 SCR 촉매 개발로 230℃까지만 높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이 SCR 촉매와 반응하면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분리된다. 문제는 배기가스 온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연료가 들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이 또 다시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저온 SCR 촉매를 개발함으로써 이 같은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

세계 최대 일관제철소 2곳(포항·광양제철소)을 보유한 포스코가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두 팔을 걷어 부쳤다. 우선 포스코는 오는 2023년까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관련 대기 오염물질의 연간 발생량을 30% 가량 줄일 예정이다. 또 개발된 기술을 산업계 전반에 이전해 국가 차원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에 동참할 계획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미세먼지연구센터가 개발한 저온 SCR 촉매. 벌집 모양의 구멍마다 SCR 촉매가 칠해져 있다. 저온 SCR 촉매는 기존 촉매 대비 낮은 온도에서도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분해한다./서종갑기자


포스코는 지난 4월 기술연구소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산하 미세먼지연구센터를 전남 광양(광양제철소 인근)에 설립해 운영 중이다. 여태껏 흩어져 있던 화학공학·환경·기계·연소 관련 박사급 인력 10여명을 한데 모았다. △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 사업단 △포스텍 △KC 코트렐 등 정부와 업계, 학계도 센터와 협업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게 목표다. 고 센터장은 “정부는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 중 40%는 산업체에서 나온다라고 한다”며 “제철소 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도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이전해 국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6개월 만에 미세먼지센터의 인력 2배러 늘렸다. 지난 4월 9명에 불과했던 박사급 연구인력이 현재 17명이다. 미세먼지연구센터를 통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겠다는 포스코와 경영진의 의기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인력만 늘어난 게 아니다. 센터는 설립 반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저온 SCR 촉매 개발이 대표적이다. 변영철 미세먼지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오는 12월 광양제철소 소결공장 SCR 설비 2기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며 “향후 저온 SCR 촉매가 설비 5기에 모두 적용되면 연간 연료비 약 100억원이 절약되고 이산화탄소 등 배출량이 3.3만톤 가량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연구센터는 △황산화물 제거용 탈황제·탈황기술 △집진기의 먼지 제거효율 향상 △초미세먼지 제거용 고효율·저차압 여과집진기술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집진기 운전 자동제어기술 개발에 힘 쏟고 있다. 이날 둘러본 센터에는 이를 위한 실험장치가 건물 1층과 2층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고 센터장은 “대게 이곳 실험실은 밤낮없이 돌아간다”며 “대형 실험 장비가 추가로 필요한 만큼 추가 실험동도 세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개발된 기술은 먼저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에 적용해 검증을 완료하게 되면 국내외 산업현장에 보급할 예정이다.



전남 광양 포스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산하 미세먼지연구센터./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 미세먼지센터는 이렇게 개발한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사기업이라도 좋은 기술을 독점하지 않겠다는 최정우 회장의 평소 생각이 반영됐다. 고 센터장은 “미세먼지연구센터는 개발한 기술을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다”며 “중소기업과 MOU를 체결해 적극적으로 기술을 이전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 환경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변 전문연구원은 “최근 센터는 광양시 소재 한 중소기업의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단과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며 “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맞춘 저비용 고효율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수 인력 수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센터가 광양에 위치한 탓에 양질의 연구인력을 수급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 센터장은 “필요 인력에 못 미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연구원들의 열정으로 부족한 인력을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그만두고 최근 센터에 합류한 임창용 미세먼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향후 10년의 청춘을 바칠만한 과제라고 생각해 과감히 삼성을 박차고 나왔다”고 말했다. 센터는 오는 2023년까지 연구인력으로 현재 17명에서 50명 규모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고 센터장은 “4년 안에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포함하는 대기오염물질을 30% 감축하고 연간 미세먼지 저감 비용 500억원을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광양=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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