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전자·금융사가 참여해 종이 증명서를 대체할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증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니셜’이 연내 상용화된다. 기존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삼성전자,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코스콤 외에 신한·농협은행과 BC·현대카드까지 새로 합류해 생태계도 확대됐다.
모바일 증명 컨소시엄에 참여한 11개사는 서비스명을 ‘이니셜’로 확정해 연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마치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니셜’ 컨소시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2019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 등 7개사가 지난 7월 결성했으며 이번에 4곳을 더해 11개로 늘었다.
이니셜이 상용화되면 각 기관 웹 페이지의 QR코드를 ‘이니셜’ 앱으로 인식해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제출할 수 있다. 우선 고려대 등 6개 대학교의 제증명(졸업·재학·성적 증명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금은 기업 공개채용이 시작되면 구직자는 대학 졸업·성적증명서를 종이로 출력해 이곳저곳에 제출해야 하지만 ‘이니셜’을 이용하면 개인 스마트폰에 증명서를 한 번 내려받은 뒤 필요할 때마다 받을 곳을 설정해 보낼 수 있다. 토익 성적표 발급이나 옥션에서 예술작품의 구매확인서를 취득할 수 있고 기업이 발급한 재직증명과 연계해 ‘이니셜’ 기반 모바일 사원증을 제공할 경우 직원 개개인의 스마트폰으로 사무실 출입도 가능해진다.
서비스 참여 기관이 늘면 개인의 대출에 필요한 기업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의 자격 검증 서류를 간편하게 제출하는 서비스도 구현할 수 있다. 실손보험금 청구시 진료비 영수증 제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서비스 도입도 검토 중이다.
신규 참여 기업 4곳 중 신한은행은 고객 요청으로 발행하는 증명서를 디지털화하고 타 기관에서 발행한 증명서를 검증할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출입증을 연내 시범 도입하고 신원 확인이 필요한 다양한 업무에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C카드는 이니셜을 통해 편리한 카드발급 등 디지털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대카드는 참여사의 자격증명 정보를 활용해 프로세스 간소화, 신규 협업 모델 발굴에 나선다.
‘이니셜’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개인의 신원을 확인할 때 증명서 전체가 아닌 필수 정보만을 제출함으로써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등에 적용된 보안 기술을 통해 안전하게 신원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도 갖췄다.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종이증명서를 출력해 직접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블록체인으로 보안성은 높여 이용자들이 편리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사업은 개인정보의 통제권을 각 기업과 기관에서 개인으로 옮겨 온다는 의미도 있다고 컨소시엄 측은 설명했다. 지금은 각 증명을 보관하고 검증, 활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은 중간에서 전달만 하는 소극적 역할이었지만 앞으로는 개인정보를 본인이 들고 있다 필요한 기관에 골라서 제출하기 때문이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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