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문제를 조사해온 공정거래위원회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전현직 경영인을 계열사 부당지원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 막바지에 접어든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진을 고발하기로 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최근 아시아나항공 측에 전달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해온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의 신고로 이 문제를 조사해왔다. 아시아나가 당시 기내식사업권을 ‘게이트고메코리아(GGK)’에 넘기는 과정에서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를 부당지원했다는 게 신고의 요지다. LSG는 “아시아나가 15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연장하려면 금호홀딩스에 1,500억원을 투자하라고 요구한 뒤 이에 불응하자 기내식 판매단가를 조정했다”고 주장해왔다. 본사업 내용과 무관하게 모(母)회사에 대한 투자를 강요해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 2월 LSG 측과 계약을 해지한 뒤 중국 하이난항공그룹과 40대60으로 출자해 설립한 GGK에서 기내식을 공급받았는데, GGK는 계약 체결 한 달 만인 같은 해 3월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입했다. 양측에 투자를 전제로 한 별도 계약이 있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고발로 아시아나항공 연내 매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과 애경그룹, 강성부펀드(KCGI) 컨소시엄 등이 다음달 7일 본입찰을 준비 중이었는데 박 전 회장 등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매각일정 연기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일범·한재영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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