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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점포 보내 '러마페이' 충전…편의점 "10대 잡아야 산다"

10대 2만명 모인 쇼핑몰 행사장에

이동편의점 보내 '페이 충전' 지원

SNS 인기 먹거리들도 앞다퉈 입점

급식체·아이돌 마케팅 상품 출시도

매출비중 적지만 '트렌드 바로미터'

업체간 '충성고객 잡기' 사활 걸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화훼공판장에서 열린 러블리마켓에서 10대 학생들이 CU의 이동형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다. /허세민기자




# 27일 오후1시 ‘러블리마켓’이 열린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 러블리마켓은 Z세대를 위해 온라인 브랜드의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기획된 팝업 마켓플레이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댔다. 이 마켓의 입장을 기다리는 50m 줄 못지않게 건너편 CU의 이동형 편의점에도 10대 소녀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다름 아닌 러블리마켓과 제휴를 맺은 CU에서 10대들이 일명 ‘러마페이’를 충전하고 있던 것. 신용카드나 현금을 이용할 수 없는 러블리마켓의 유일한 결제수단이 바로 이 ‘러마페이’라서다. 손주연(14)양은 “몇 달 동안 용돈을 모아 오늘 맨투맨 티셔츠, 화장품 등을 사기 위해 12만원을 충전했다”면서 “현금은 꺼내기 불편하고 잃어버릴 위험도 있는데 편의점에서 러마페이를 충전하면 바코드만 보여주면 되니까 편리하고, 남은 돈으로 편의점에서 먹을 것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오후1시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화훼공판장에서 열린 제43회 러블릿마켓이 10대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허세민기자


◇신용카드 없는 10대, 편의점으로 오세요=CU는 이날 2만명이 넘는 10대 소비자를 겨냥해 편의점을 통째로 옮겨왔다. 10대들이 편의점도 움직인 것이다. 러마페이란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능한 10대 고객을 위해 러블리마켓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CU는 이와 제휴를 맺었다. 이로써 러블리마켓을 찾는 고객들은 전국 1만3,000여개 CU에서 현금을 통해 러마페이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CU의 한 관계자는 “금융 업무가 어려운 10대 고객들은 온라인보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충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러마페이 충전 건의 약 40%가 CU에서 이뤄진다”면서 “행사 당일에는 삼각김밥·용기면·음료 등의 구입이 늘어나면서 인근 편의점의 매출이 전주 같은 날 대비 약 10% 신장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처럼 신용카드가 없어 결제에 불편함을 겪는 10대 소비자를 위해 온라인 쇼핑몰의 결제대행 창구를 자처하고 있다. 10대 청소년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결제방식으로 ‘편의점 결제’를 선택하면 휴대폰으로 결제 바코드가 전송되고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식이다. 세븐일레븐은 10대가 주 고객층인 온라인 쇼핑몰 ‘소녀나라’의 결제대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GS25는 ‘스타일쉐어’ ‘언니가간다’ 등 온라인 쇼핑몰 16곳과 제휴했다. GS25에 따르면 지난 7~9월 결제대행 서비스의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0%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UFO캔디(왼쪽부터), 거봉젤리, 색종이과자. /사진제공=이마트24


UFO캔디(왼쪽), 몰티져스, 지구젤리. /사진제공=GS25


‘ㅇㄱㄱㅇ ㅂㅂㅂㄱ’ 쇼콜라 생크림 케이크. /사진제공=CU


◇트렌드의 시작은 10대로부터=주요 편의점에서 10대의 매출 구성비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전 연령층 중 가장 독보적이다. GS25에 따르면 2019년 1·4~3·4분기 10대의 매출 구성비는 1.6%로 지난해(0.9%) 대비 77% 이상 증가했다. 연령대별 매출 구성비는 가장 적지만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GS25의 한 관계자는 “멤버십에 가입한 10대의 모수 자체가 적어 실제보다 매출 구성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10대는 평생 단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고객층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제품에 대한 수용력이 높다는 점도 10대 소비자를 눈여겨보는 이유다. GS25에 따르면 이달 출시된 해외 직수입 상품인 ‘지구젤리’의 매출은 초중고등학교 주변에 위치한 학원가 상권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원가에 입점한 편의점의 지구젤리 발주량은 다른 점포 발주량의 2배가 넘었다.



여기서 확신을 얻은 편의점 업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먹거리를 앞다퉈 입점시키고 있다. CU는 지난달 초코볼 ‘몰티저스’를 선보였으며 이마트24는 비행접시 모양의 과자 안에 새콤달콤한 분말캔디가 들어 있는 ‘UFO캔디’를 출시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먹방 유튜버들이 소개한 해외 직소싱 아이템을 영상 콘텐츠에 민감한 10대 고객이 집중적으로 구매하고 있다”면서 “10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상품이나 서비스는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패션·뷰티를 넘어 유통 업계 전반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투명 티머니. /사진제공=CU


◇10대 문화를 ‘저격’하라=편의점은 이제 상품개발 단계에서부터 10대를 겨냥하고 있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10대들이 사용한다는 일명 ‘급식체’를 활용한 상품이 대표적이다. CU는 ‘쇼콜라 생크림 케이크’의 또 다른 이름으로 ‘ㅇㄱㄹㅇ ㅂㅂㅂㄱ(이거레알 반박불가)’를 붙였다. 이 제품은 10대의 언어를 적용한 급식체 디자인이 주목받으며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 1위에 등극했다. 후속작 ‘쿠키앤크림 케이크(인정? 어인정)’과 3탄 ‘밀크카라멜 생크림 케이크(동의? 어보감)’도 연이어 출시됐다.

소장 욕구가 강한 10대 소비자를 자극하기도 한다. 10대의 주요 결제수단인 교통카드에 캐릭터나 인기 가수의 이미지를 입히는 것이다. CU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티머니카드는 묶음 단위로 구입하는 10대 팬층에 힘입어 주택가에 위치한 점포에서 매출의 60% 이상이 발생했다. 이는 직장인들이 밀집한 오피스 상권의 점포보다 약 7배 높은 수치다.

CU 관계자는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교통카드를 수집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면서 “교통카드 업체에서 선보이는 캐릭터, 아이돌 협업 상품이 인기를 끌며 청소년을 중심으로 교통카드의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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