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운용사인 율리시스캐피털이 얼터너티브자산운용의 블록딜 펀드에 12억원을 투자했다. 해외 헤지펀드가 국내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직접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달 만기였던 1호 펀드의 수익률이 만족스럽자 율리시스캐피털은 11월에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터너티브운용은 지난 9월 율리시스캐피털 자금으로 결성한 1호 펀드를 이날 청산했다. 만기는 한 달이었으며 최종 수익률은 15%에 달했다.
펀드는 얼터너티브운용의 주된 투자 방법인 블록딜과 공모주 투자로 운용되는 상품이다. 최대 세 배까지 레버리지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수익률과 리스크가 큰 만큼 얼터너티브운용이 가져가는 성과보수도 40% 수준으로 매우 높다.
얼터너티브운용은 블록딜 투자로 유명한 사모 하우스다. 블록딜은 대량의 주식 매도 때 급격한 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미리 구하는 거래를 뜻한다. 지분을 대량 매입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대신 당일 종가의 5~15%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다. 블록딜 투자는 많은 자산운용사에서 하고 있지만 블록딜로 펀드를 운용하는 곳은 얼터너티브운용이 유일하다.
미국 율리시스캐피털도 신규 투자처를 발굴하면서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블록딜 펀드를 택했다. 시범 삼아 투자한 첫 펀드가 높은 수익을 내자 11월에는 많게는 3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국의 헤지펀드가 국내 운용사에 투자하는 게 이채롭다.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도 있다. 얼터너티브운용은 블록딜의 적정 할인율과 거래량, 변동성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산운용사 최초로 구축했다. 운용역의 경험과 노하우에만 의존하던 거래를 인공지능(AI)으로 체계화해 통계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면서 수익률도 높아졌다. 10월 말 기준 얼터너티브자산운용의 주요 펀드들의 연환산 내부수익률(IPR)은 평균 56% 수준이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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