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와 반도체 산업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11월 수출이 지난 10일까지 2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1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8% 줄었다. 품목별로는 선박 수출이 64.4% 줄어 가장 감소 폭이 가장 컸고 반도체 수출액도 33.3%나 축소됐다. 아울러 석유제품(-27.1%)과 승용차(-3.8%), 무선통신기기(-5.6%) 등의 수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우리나라 수출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으로 실적이 17.1% 감소했다. 최근 성장세가 부진한 중국의 수요가 둔화하고 소비심리가 위축한 탓으로 분석됐다. 미국(-18.4%)과 베트남(-20.2%), 유럽연합(EU)(-27.8%), 일본(-15.1%)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도 대부분 수출 실적이 하락했다. 관세청은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하루 적은 7일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감소율은 9.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뿐 아니라 수입도 123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1.5% 줄어 이달 10일까지의 무역수지는 약 4억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나라와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의 경우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출 감소 폭보다 13.0%포인트 큰 것이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 전망치(2.9%)보다 소폭 개선된 3.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이날 예측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인 3.4%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인 3.0%의 중간이다. 대외연은 미국과 중국의 내년 성장률을 올해보다 각각 0.3%포인트와 0.2%포인트 낮춘 2.0%와 6.0%로 제시했다. 반면 인도(6.2%), 러시아(1.7%), 브라질(1.8%) 등 신흥국은 올해보다 성장률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영 대외연 원장은 “주요 선진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겠지만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신흥국의 성장률은 반등할 것”이라며“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중 무역분쟁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등 정책 리스크는 한층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백주연·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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