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스타트업계와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Z세대는 우리나라 인구 구성에서 약 64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2.5%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36만명이 성인이 돼 취업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스타트 업계는 이들의 서비스가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에 더욱 익숙하며 텍스트 대신 이미지나 영상을 선호하는 Z세대가 제품 구매에 있어서 다른 세대들보다 ‘거래의 안정성’과 ‘실용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정확히 포착해 매출로 연결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국내 전 세대 실사용자 기준 상위 25위 앱 중 Z세대 비중이 가장 많은 앱 상위 10위를 선정한 결과, 번개장터와 지그재그, 아이디어스가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최초로 모바일 중고장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번개장터는 사용자 가운데 60% 가량이 10대와 20대다. 또한 25세 이하 사용자의 월간 순방문자수(MAU)는 서비스 론칭 이후 지속적으로 늘면서 올해 2월에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번개장터가 Z세대를 사로잡은 비결은 물품 등록부터 가격 흥정, 거래·결제 방식 등 중고거래의 전 과정을 모바일 앱 하나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중고거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사기 등의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에스크로 기반의 안심간편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를 도입해 기존의 다른 중고마켓과 차별화 했던 점이 Z세대의 요구에 딱 들어맞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 덕분에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36개월 연속(2019년 10월말 기준)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사상 첫 연간 거래액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번개장터는 Z세대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 상태다.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가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원하는 물품을 찾고 거래할 수 있도록 검색·추천 시스템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나이키 신상품, 라코스테 패딩 등과 같이 개별상품에 초점이 맞춰진 세대별 관심사를 번개장터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실시간 검색어 순위 서비스는 기존 전체 검색량 순위에서 벗어나 연령대나 성별, 시간대 등 세부적인 형태로 나눠서 제공하고, 홈 화면에는 사용자 각자의 프로필 및 관심 키워드를 분석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장원귀 번개장터 대표는 “서비스 초기부터 모바일에 집중하면서 경쟁사가 놓치고 있던 Z세대 사용자를 대거 유치한 것이 현재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며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Z세대가 구매력을 갖춘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오르는 시점에 맞춰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쇼핑몰 모음 플랫폼인 지그재그도 Z세대를 겨냥한 서비스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앱 하나만 다운로드 받으면 약 3,500개의 쇼핑몰 정보를 제공하고 곧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옷을 찾아 개별 온라인 사이트를 헤맬 필요 없이 트렌드에 따라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몰을 한눈에 쉽게 알 수 있다는 점과 비슷한 제품을 한 데 모아 가격 비교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1만~3만원으로도 충분히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의 옷을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부족한 Z세대 사용자를 사로잡았다. 실제로 지그재그 사용자의 70% 이상은 1020세대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10대 사용자는 전체의 를 차지했다. 지그재그는 Z세대의 관심을 바탕으로 2015년 6월 론칭 이후 4년 만인 지난 6월 누적 거래액 1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패션 의류 관련 앱 서비스로는 최대 수준이라는 것이 지그재츠 측의 설명이다. 또한, 서비스 론칭 이후 누적 총 거래건수는 3,200만건에 달했으며, 최근 1년간 분기 평균 거래액은 1,350억원, 평균 거래건수는 320만건 이상에 육박했다.
온라인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는 앱애니가 조사한 올해 상반기 기준 Z세대 선호도가 높은 앱 쇼핑 카테고리에서 10위를 차지한 곳이다.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Z세대의 소비성향이 공산품과 비교해 각각의 개성이 뛰어난 핸드메이드 제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어스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의 사랑을 동력 삼아 월간 이용자수가 260만명을 넘는 국내 최대 온라인 수제 장터로 성장했다. 현재 아이디어스 입점 작가 수는 1만 1000명 수준으로, 각종 수공예품과 수제 먹거리, 농축수산물 등 16만개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디어스는 지난해 약 580억원에 달하는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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