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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제주 올레길 카페 풍경 바꿔 놓은 '100% 재활용' 20.6만개 세바우컵

"환경보호 시늉내는 캠페인 아닌

행동하며 인식 바꾸는 기회" 평가

"내구성 떨어지는 단점 보완하고

회수율 높이는 방안 필요" 의견도

세바우 캠페인 참여 카페를 방문한 한 시민이 세바우 컵에 담긴 음료를 전달받고 있다./권욱기자




“세바우 컵을 사용하면서 저희 카페가 자리 잡고 있는 제주와 제주의 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죠. 사실 이번 캠페인 참여하기 전에는 종이컵에 썩지 않는 플라스틱 코팅이 되어있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종이니까 모아서 버리면 당연히 재활용될 줄 알았죠.”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방주교회 앞에서 올리브카페를 운영하는 허지희 대표)

31만 7,600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환경보호에 앞장선 시민들이 제주도 올레길에 터 잡은 카페와 각종 공익 행사에서 만난 100% 재활용 종이컵, ‘세바우 컵’의 개수다. ‘세상을 바꾸는 우리’라는 캠페인 이름을 줄여 붙인 컵의 이름대로 제주는 30만개에 달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모여 이전보다 자연에 상처를 덜 입히는 공간으로 움직였다.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제주로 배송된 세바우 컵은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한번 쓰면 재활용하기 어려웠던 폴리에틸렌(PE)코팅이 입혀진 기존의 종이컵을 대신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천혜의 자연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생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에서 텀블러 소지가 어려운 관광객을 타깃으로 세바우 컵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 컵은 ‘무늬만 종이’인 저가의 종이컵과 달리 특수 코팅(RP 200)을 적용해 고급 화장지 등으로 재생이 가능해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세바우 컵은 기존 종이컵 물량을 대체할 수만 있다면, 많은 이들이 꿈꾸는 자원 선순환 시스템 역시 공상에 머물지 않는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본지는 지난 5월 이 같은 목표에 동참하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사단법인 제주올레, 한국관광공사,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손을 잡고 세바우 캠페인을 펼치며 제주 올레길에 터잡은 크고 작은 카페들의 풍경을 바꿔 놓았다.

허지희 올리브카페 대표는 24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한 달에 테이크 아웃 손님들을 위해 사용하는 종이컵 물량이 만만치 않았다”며 “환경 보호가 되는 컵이 있다길래 신청하려고 보니 카페에 컵을 무상으로 제공해준다고 해서 더 기쁜 마음으로 제주올레에 캠페인 참여 신청서를 넣었다”고 회상했다. 제주시에서 카페 커피동굴을 운영하는 두정학 대표도 세바우 컵이 매개가 돼 환경에 대한 고민을 많은 시민들과 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대표는 세바우 캠페인에 대해 “‘환경 보호를 한다’며 시늉만 내는 캠페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직접 행동하며 인식을 바꾸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세바우 캠페인이 보완해 나가야 할 점도 함께 지적됐다. 무엇보다 대규모 물량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종이 표면에 코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일부 세바우 컵이 음료를 담으면 흐물흐물해지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대부분 카페에 보급된 세바우 컵은 뜨거운 음료을 담을 때 쓰는 컵이어서 차가운 음료를 담으면 내외부 온도 차 때문에 용기 내구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계도 노출됐다. 세바우 컵 제작과 생산을 맡은 리페이퍼는 이를 보완한 콜드컵을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자원 선순환의 길을 넓혔다.

하지만 실제 카페에 보급된 물량은 많지 않았다. 박유경 카페 달달 대표는 “종이컵 코팅이 기존 종이컵보다 약한 편이라 이중 컵으로 겹쳐 쓰는 일도 있었다”며 “내구성을 보완하면 더욱 쓸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카페에서 사용하고 남은 우유 팩을 세바우 컵과 함께 회수하는 시스템이 카페 운영하는 입장에서 만족스러웠다”고도 말했다.

제주 올레길과 캠페인 참여 카페를 방문한 이들 가운데 관광객이 많은 만큼 회수율이 기대보다 낮다는 점도 언급됐다.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집계한 결과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보급된 세바우 컵은 31만 7,600개였지만 회수된 컵은 1만 4,247개로 약 4.5% 수준에 그쳤다. 세바우 컵의 회수율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카페도 있다. 세바우 컵 회수지점에 제주국제공항과 같은 거점지를 새롭게 마련하면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허 대표는 “여행지라는 제주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세바우 컵에 QR코드 등을 넣어 주변에 컵을 돌려줄 수 있는 곳을 소개하면 카페도, 참여 시민들도 더욱 활발하게 캠페인에 참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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