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하루에만 8,579억원 매도 ‘6년 만 최대’…4년 만에 최장 매도 행렬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행렬이 15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이어진 22거래일(2015년 12월 2일~2016년 1월 5일) 연속 순매도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리밸런싱과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갈등 등 불확실한 대내외 요건이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야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425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팔아치운 총 물량은 3조3,731억원에 달한다. 이 기세로 매도세가 계속될 경우 지난 2016년 22거래일 동안 순매도한 금액(3조7,055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MSCI 리밸런싱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에는 외국인이 하루에만 8,579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흔들렸던 지난 2013년 6월 13일(9,551억원) 이후 6년 만에 최고 일일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하루 동안 매도한 물량이 MSCI 신흥국 지수에 비중이 확대되는 중국 A주 등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11월 들어 이어지는 외국인의 자금 이탈에 대해 시장에서는 ‘MSCI의 신흥국지수 리밸런싱’과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한 정치·경제적 요건을 꼽고 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이슈 역시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겼다. 실제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둔 직전 3거래일(11월20일~11월22일) 동안 외국인은 1조907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지난 7일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자금이탈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셀트리온(068270)·KT&G(033780)·현대차(005380) 순(26일 종가 기준, 에프앤가이드)으로 가장 많이 이뤄졌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원(1조1,846억원)이 넘게 팔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매도 금액이 1,000억원이 넘은 곳은 총 4곳으로, SK하이닉스(-3,374억원)·셀트리온(-2,096억원)·KT&G(-1,439억원)·현대차(-1,360억원)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MSCI 리밸런싱 이슈에 따른 외국인의 매도세는 다소 잠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은 “MSCI 조정 이슈가 맞물리면서 매도세가 장기화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그간 (MSCI 내 한국의) 비중 조절로 인한 외국인의 자금유출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내외적인 불안 요소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셀코리아’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잦아들며 MSCI 지수 조정 영향이 축소되겠지만, 27일 미·중 무역협상 관련 내용들과 외국인 주식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뉴스 흐름에 따른 변동성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1,128억원, 264억원 순매수하며 전 거래일 대비 소폭(0.31%) 상승한 2,127.85로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닥은 외국인(-1,111억원)과 기관(-535억원)의 동반 순매도에 전 거래일 대비 0.64% 하락한 647.3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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