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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먹구름인데...이통, 투자·요금제·규제 '3重苦'

영업익 전망치 9개월새 4,500억↓

5G망 투자 확대 로 수익 악화 속

정부는 "중저가 요금제 출시" 압박

망 사용료 등 규제 합리화 제자리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영예를 차지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투자비와 마케팅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대폭 악화하며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완벽한 5G 커버리지(서비스 가능지역) 구축을 위해 투자 부담이 여전히 적지 않은데 정부는 요금 인하 압력을 가하고, 규제 개선은 요원해 보이며 어려움만 커지는 모양새다.

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주문한 △투자 확대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 등 숙제를 받아든 이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조5,000억원의 설비투자에 나선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60% 가량 많은 9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이통사들은 올해 8조2,0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4월 상용화 초반 ‘불통’ 이슈가 불거지며 커버리지 확대에 속도를 낸 탓이다.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하반기부터 현재 3.5Ghz 주파수보다 지연이 덜하고 속도가 빠른 28GHz 주파수 기지국 개설이 이뤄지는데다 5G 망을 촘촘히 구축하려면 2~3년간은 상당한 비용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투자비가 계획보다 늘어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줄일 수도 없는 여건”이라고 전했다.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상용화 초반 이통3사 간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펼쳐지며 씀씀이도 커져 수익성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SK텔레콤의 영업이익 전망치(최근 3개월간 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보다 2.75% 증가한 1조2,348억원,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8.82%, 10.73% 감소한 1조1,985억원, 6,525억원으로 분석됐다. SK텔레콤만 상대적으로 선방한 듯 보이지만 보안과 커머스 등 자회사 개선이 연결 실적에 반영된 영향으로 통신 본업만 따진 별도실적은 전년대비 8.82% 감소한 1조1,922억원에 그쳐 사정은 비슷하다. 앞서 5G 상용화 직전인 지난 3월 중순 당시 영업이익 연간 전망치가 SK텔레콤 1조3,671억원, KT 1조3,427억원, LG유플러스 8,27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9개월 만에 3사 전체 영업익 4,512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이런 여건에서 지난달 최 장관이 제기한 중·저가요금제 출시 당부는 이통사들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투자와 마케팅에 돈을 썼다면 어느 정도 회수가 함께 이뤄져야 다음 투자 동력이 생기는데, 이미 무제한 요금제 경쟁과 5만원대 중가 요금제 출시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3만~4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내놓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가 지난 2·4분기와 3·4분기 2분기 연속 반등하며 그나마 한 숨 돌렸는데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된다면 다시 ARPU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함께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룬 이통사들의 ‘공’도 분명한데 유료방송 합산규제 불확실성 해소나 글로벌 콘텐츠 공급자(CP)와의 망 사용료 문제, 오랜 숙원인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같은 정부와 국회의 규제 개선 과제들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 결합 심사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주문을 가벼이 듣기 어렵다”면서도 “이제 5G 가입자 500만명을 바라보고 롱텀에볼루션(LTE) 이용에도 문제가 없는 데 중·저가 요금제는 이른 감이 있는 만큼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토로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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