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통을 익숙한 중년 남성 배우들이 이어받았다. 올 연말에는 TV와 영화로 얼굴을 알린 개성파 배우들이 잇달아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일본과 영국의 인기 작품들에 출연하는 이들이 관객들에게는 낯선 새로운 작품들과 관객들의 친밀감을 얼마나 높이며 흥행을 끌어갈 지 주목된다.
드라마 ‘또 오해영’ ‘뷰티 인사이드’ ‘톱스타 유백이’에서의 속 정 깊은 아버지 역을 비롯해 개성 있는 조연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이한위는 ‘도둑배우’에서 엉뚱하고 귀여운 집주인이자 동화작가로 분해 ‘웃음 폭탄’을 선사하며 열연을 펼치고 있다. 작품은 도둑이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새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이 왕년에 같이 활동했던 선배 도둑의 협박에 못 이겨 동화작가의 집을 털기 위해 잠입했다가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배우 이한위는 쉴 새 없이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하는 유쾌한 에피소드에서 관객들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그는 “연극 무대를 찾을 때마다 신선한 자극이 되는데 이번 작품 역시 그렇다”며 “드라마 하나를 끝내고 타이밍이 좋아 연극을 할 수 있었다. 연극 무대에 자주 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 ‘도둑배우’는 일본의 유명 작가 겸 감독 니시다 마사후미의 작품으로, 지난 2006년 초연됐으며 2017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각색돼 한국 무대에 오른 ‘도둑배우’는 ‘대학살의 신’으로 호평받은 김태훈이 연출을 맡았다. 동화작가 역에는 이한위와 연극 ‘라이어’에 20년간 출연한 권혁준이 더블 캐스팅됐다. 도둑 역은 병헌과 김영환이, 출판사 편집자 안나 역은 김가은, 김소민이 맡았다.
드라마와 영화의 감초 역할로 인기를 끄는 배우 성지루는 ‘백마강 달밤에’에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미국 극작가 매튜 로페즈의 연극으로 국내에서는 초연 작품인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에서 ‘왕언니’ 드래그 퀸(Drag queen·남성이 예술이나 오락, 유희를 목적으로 여장을 하는 행위)이자 주인공 케이시의 멘토인 트레이시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1987년 연극 ‘부자유친’으로 데뷔해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극 무대에는 잘 서지 않았다. 하지만 주어지는 역할이 비슷해 다양한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커지면서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에 출연하게 됐다는 게 제작사인 쇼노트 측의 설명이다.
이 작품은 플로리다의 작은 바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흉내 내는 쇼를 하는 케이시가 우연히 술에 취해 쓰러진 드래그 퀸을 대신해 조지아 맥브라이드라는 예명으로 무대에 서면서 점점 눈부신 디바로 변모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4년 미국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큰 호평을 받아 현재까지 미국 전역 40개 프로덕션에서 제작돼 상연되고 있다. 2016년에는 브로드웨이 주요 시상식인 드라마데스크상, 외부비평가상 상 등에서 연기상, 의상상을 수상했으며, 뉴리젠시와 폭스2000이 영화로도 제작한다. 케이시 역에는 박은석, 강영석, 이상이, 드래그 퀸 트레이시 역에는 성지루와 백석광, 트레이시의 드래그 퀸 파트너 렉시 역에는 신창주, 송광일, 케이시의 아내 조 역에는 유주혜, 박희정, 바 사장 에디 역에는 김승용이 캐스팅됐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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