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행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과 전국집회가 10일(현지시간)에도 이어졌다. 노동총동맹(CGT)과 노동자의힘(FO) 등 프랑스 주요 노동단체들은 지난 5일에 이어 이날 제2차 연금개혁 저지를 위한 총파업 대회를 수도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몽펠리에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1995년 총파업 이후 프랑스에서 약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파업으로 평가된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제2의 노동단체로 이번 총파업을 주도하는 CGT의 필리프 마르티네즈 위원장은 최근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개혁안은 하나도 좋은 점이 없다”면서 “안이 철회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철도가 주요 교통수단인데 철도노조들이 광범위한 파업에 나서 교통·물류·관광 산업 등이 차질을 빚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5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고속철인 TGV와 지역간선철도, 파리와 근교를 잇는 급행노선 PER 등의 운항이 대부분 취소됐고 파리 시내 지하철도 노선 절반 이상이 운행을 멈췄다. 파리 곳곳에서는 10일 오전 출근시간대에 열차 운행이 지연되자 플랫폼을 가득 메우던 승객들이 한꺼번에 열차에 타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프랑스 최대 항공사 에어프랑스는 항공 관제사들이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10일 예정된 국내선 노선의 25%와 중거리 노선 10%의 운항 스케줄을 취소했다. 이날 총파업에는 교사들도 대거 참여해 상당수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휴교했다. 국영 파리 오페라하우스와 코메디프랑세즈 직원들도 연금개혁에 반대해 5일부터 공연을 거부하고 있으며 루브르·오르세·오랑주리 등 주요 박물관도 부분 휴관하거나 관람시간을 단축했다.
가디언은 프랑스의 총파업 및 시위가 연금개혁에 대한 반발 뿐만 아니라 낮은 임금과 불확실한 미래, 부실한 공공서비스 등 사회 전반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2017년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이 주요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연금개혁은 현재 직종·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복잡한 퇴직연금 체계를 단일 체계로 개편하고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가연금 시스템을 오는 2025년까지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11일 연금개혁 세부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노동계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연금개혁 개시일을 늦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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