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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기획·연재
영국정부가 밀어준 오크노스, 글로벌 중기금융시장 흔든다

은행업 인가前 시장 진입 허용

혁신적 서비스 앞세워 승승장구

한국도 핀테크 제대로 키우려면

규제 풀고 유연한 제도적용 절실





글로벌 회계·컨설팅그룹 KPMG가 선정한 올해의 50대 선도 핀테크 기업 명단에는 유럽연합(EU) 국가에서 탄생한 기업 11곳이 올랐다. 이 11곳 가운데 1위는 혁신적인 송금·결제 서비스로 유명한 ‘트랜스퍼와이즈(17위)’나 ‘레볼루트(26위)’도, 유럽 최초의 모바일뱅크 ‘N26(13위)’도 아닌 중소기업 대출 플랫폼에 특화한 영국의 ‘오크노스(10위)’가 차지했다. 오크노스는 제도권 금융의 소외계층이었던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심사·신용분석 기술 플랫폼으로 물밑에서 전 세계 중소기업금융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아직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 분야에만 집중된 국내 핀테크의 발전 양상과 사뭇 다르다.

지난 2015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오크노스는 이제까지 영국 중소기업들에만 40억파운드(약 6조600억원)를 대출해 7억5,000만파운드를 회수했다. 채무불이행 기록은 없다. 앞서 창업했지만 아직 흑자전환에는 이르지 못한 레볼루트·N26과 달리 이미 2017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기술을 결집해 만든 신용평가 플랫폼이 무기다. 오크노스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100만~5,000만파운드 규모의 대출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었다. 오크노스에 따르면 전 세계를 통틀어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규모는 7조달러에 이른다. 구글이 겨냥한 전 세계 광고 시장(1조7,000억달러)의 4배가 넘는다.

오크노스의 성장은 영국의 개방적인 금융규제 체계 덕분에 가능했다. 영국 금융당국은 핀테크 기업의 은행업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세계 최초로 스몰뱅킹 라이선스인 ‘소규모특화은행(SSB·Small Specialized Bank)’ 제도를 신설했다. 정식 은행업 인가를 받지 않은 핀테크 기업이 적은 자본금으로 예금·중소기업대출·주택담보대출 등 은행의 일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수닐 찬드라 오크노스 최고경영자(CEO)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오크노스의 성공 비결을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고 샌드박스와 여러 종류의 핀테크 면허 제도를 갖춘 영국의 규제 체계하에 있는 것”이라고 꼽았을 정도다.



유럽발(發) 핀테크는 전 세계 기업금융의 국경을 허물고 있다. 오크노스는 세계 각국의 은행과 제휴해 자사의 플랫폼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사업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NIBC은행을 포함해 유럽·아시아·북미·호주 등 전 세계 12개 금융기관이 오크노스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오크노스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핀테크 기업 ‘그린실’은 세계 60개국에서 기업고객의 조달·생산·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1년 설립 이후 총 600억달러의 운전자금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공급망 금융사업자로 올라섰다. 프랑스에서 3,000만유로의 투자금과 4만 중소기업고객을 확보하며 급성장 중인 ‘콘토’나 독일의 ‘펜타’ 등 유럽의 핀테크는 대형 금융기관이 꽉 잡고 있던 기업금융 시장에도 속속 침투하고 있다.

기존 은행들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대형 은행 낫웨스트(NatWest)는 지난해 중소기업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플랫폼 ‘메틀’을 출시했다. HSBC도 ‘프로젝트 아이스버그’라는 과제를 내부적으로 내걸고 소상공인·중소기업고객을 위한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담보나 보증이 필요 없는 자금신청, 간단한 절차와 신속한 처리라는 핀테크의 강점은 금융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며 “한국도 기존 금융 제도의 경직된 운용이 핀테크 역량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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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9 15:44:06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