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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투자 5배↑·핀테크 265곳 유치...뉴욕, 실리콘밸리 넘본다

[리빌딩파이낸스 2020]

1부. 신금융, 담장을 하물다

<2>핀테크 수도로 변신한 뉴욕 월스트리트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도 활성화

암호해독 등 스타트업 잇단 진출

감세·민관펀드·산학협력 통해

투자유치·인재수혈 등 선순환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가 미국 뉴욕에 마련한 혁신창업 공간에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뉴욕에는 대형은행, 뉴욕시 등이 마련한 혁신창업, 핀테크 기업을 위한 공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




세계 각국이 핀테크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전통적 ‘돈의 도시’인 뉴욕이 급부상하고 있다. 보통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주로 미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뉴욕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도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스타트업 육성을 기치로 내걸었고 그 성과가 급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뉴욕의 핀테크 열기는 지표로 여실히 드러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와 CB인사이트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이 뉴욕 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133억달러로 샌프란시스코(275억달러), 실리콘밸리(180억달러)에는 못 미쳤지만 2012년 26억달러에서 5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이 같은 자금 유치는 핀테크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뉴욕시는 대출·자산관리·보험·암호해독 등의 분야에서 265개 핀테크 스타트업을 유치했다.

개별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대규모 투자유치 소식도 끊임없이 들려온다. 배터먼트는 자산관리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알고리즘인 ‘로보어드바이저’를 개발해 2억8,000만달러를 투자받았고 스태시도 모바일 투자앱 개발로 창업한 뒤 캐시백 직불카드, 빠른 이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은행으로 성장해 1억2,0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머니라이언은 모바일뱅킹, 금융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해 7,000만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했으며 액소니즘도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해 골드만삭스·JP모건 등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로부터 6,000만달러를 수혈받았다.

금융권이 집중된 뉴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도시발전 부문에서 사양길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2011년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뉴욕을 글로벌 핀테크 수도로 부활시키겠다는 목표로 ‘실리콘앨리(Silicon Alley)’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실리콘앨리는 맨해튼 플랫아이언 빌딩을 중심으로 구글 뉴욕 사무실이 위치한 다운타운 구역, 트라이베카, 미드타운 일대로 이곳에는 스타트업 육성 랩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후 2013년 공화당·무소속으로 당선된 민주당의 빌 더블라지오 시장은 블룸버그 시장과 정파가 달랐지만 그의 정책을 이어가며 핀테크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예측 가능한 규제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뉴욕이 핀테크 수도로 거듭나고 있는 주 배경이다. 미국은 투자자 보호, 금융기관 건전성을 위해 엄격한 금융규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어떤 것이 규제가 되고 제재를 받을 수 있는지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금지한 것만 나열하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도 활성화돼 신생기업이 새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사업을 안심하고 시작할 수 있다.



실효성 높은 ‘규제비용편익분석’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의 비용과 수입을 비교하듯 정부가 판단했을 때 규제에 따른 비용이 사회적 편익보다 크다는 점을 입증하면 규제를 폐지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비합리적인 규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또 비조치의견서 제도도 활성화돼 있다. 금융기관에서 특정 사업이 합법인지를 감독당국에 질문하면 당국이 결정하는 제도로, 여기서 허용한 것은 앞으로 당국이 징계하지 못하게 한다.

세금 면에서도 뉴욕은 매력적이다. 2014년부터 ‘스타트업 뉴욕’이라는 제도를 운영하며 선정될 경우 10년간 시정부 및 주정부 세금을 100% 면제해준다. 이 밖에 2010년부터 글로벌 컨설팅 회사 엑센추어와 뉴욕시가 모집한 펀드로 설립한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을 통해 신규 기업 지원도 하고 있다. ‘데모데이’라는 행사를 열어 투자자들과 금융기관에 핀테크 기업의 상품을 홍보하기도 한다.

맨해튼 동쪽에 있는 섬 ‘루스벨트아일랜드’에 들어선 코넬공대도 뉴욕이 핀테크 수도로 거듭나는 데 핵심역할을 한다. 뉴욕시는 코넬공대, NYU 테크 캠퍼스에 12만2,000평의 토지와 1억달러를 지원해 대학과 산업 간 유기적인 교류를 적극 유도했다. 혁신 인재가 끊임없이 양성돼 맨해튼으로 계속 수혈되는 구조다. 이 외에 뉴욕에 둥지를 튼 핀테크 스타트업 업체들은 기술전문가 등 한정된 인재가 많은 실리콘밸리와 달리 전 세계의 다양한 인재들을 언제든 구할 수 있는 뉴욕의 특성, 대형은행이 많아 금융 인재가 충분한 점, 혁신기술을 실리콘밸리보다 빠르게 시장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등을 뉴욕의 강점으로 꼽는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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